사는 이야기

주남 저수지 야외스케치

푸른비3 2007. 3. 12. 00:27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여

봄꽃들이 일찍 피어난다고 하여

3월말 열리는 산동마을 산수유 축제가

바로 다음 주 일요일 열린다고 하였다.

 

지난 가을 야외 스케치를 끝으로

겨우내 한번도 나가 보지 않았기에

금요일 오후 회장님께 전화하여

내일 번개 야외 스케치 가요.

하였더니 얼마후 메세지가 왔다.

 

첫 야외 스케치라 기대를 많이 하고 나갔는데

참가 회원은 모두 6명이 전부.

애개개...

모두 다음주 산수유 축제 나가기 위해

오늘은 집에서 봉사해야 된다나?

 

봄햇살이 도탑기는 하였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았다.

손이 시려워 아마도 점심만 먹고

화구를 챙겨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늘마저 심상지 않게

잿빛이 점점 진하여졌다.

바람도 강도가 제법 강하여

이젤이 넘어지기도 하였다.

발끝으로 이젤을 꼭 눌러야만 했다.

 

언제나 투명한 수채화처럼 잘 그리는

회장님의 등뒤에서

슬쩍 훔쳐 보면서 밑그림을 스케치하였다.

나는 항상 막막하기만 한데

어째 저리 척척 구도를 잘 잡으시는지?

 

급하게 나오느라 감기약도 챙겨오지 않아

우리집 감기약을 챙겨준 영희씨

감기가 덧나면 어쩌나 염려도 되었다.

 

점심시간 다가오자

이쁜이 성희씨가

라면과 휴대용 가스렌지를 차에 싣고 나타났다.

 

자신은 그림 도구도 챙겨오지 않으면서

추운 우리를 위해

이렇게 봉사해주는 회원도 있으니

우리 창원 일요 화가외가 어찌

화기해해한 동호회가 안 되겠는가?

 

속에 따듯한 국물이 들어가니

한결 몸이 풀리는 듯 했다.

 

오줌 누고 다시 그림을 시작해야 할텐데

어쩌누?.....

 

골목을 돌아 들어가니

생각보다 더 많은 집들이 있었는데

모두 현대식 전원주택이라

화장실이 밖에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꽃밭을 가꾸는 부부가 있기에

인사를 건네며 화장실 좀 쓰고 싶다고 하였더니

실내에 있는 것 뿐인데....

곤란해 하시더니

곧 사용해라고 하여

염치없이 그집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멋진 집이었다.

집옆으로는 바로 주남저수지 강물이 보였다.

 

그림그리러 이곳 마을을 찾아 왔다고 하였더니

따듯한 커피도 끓여주겠다고 하는 걸

벌써 마셨다면서

그집 정원 구경을 하고 돌아 나왔다.

 

점심을 먹고 나니

점점 구름도 걷히고

햇님이 얼굴을 들어내어

한결 따스해졌다.

 

먼저 그린 회장님의 도움을 받아

일찍 마무리를 짓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왓다.

 

오늘 같이 스케치를 해 준 회원님들과

언제나 베스트 드라이버솜씨로  나를 태워주시는 송선생님,

라면과 맛잇는 김치로 마음과 몸을 녹여준 성희씨.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화장실 빌려 쓴 집의 허리는 바로 주남 저수지 물이 찰랑거렷다.

 

 노란 수선화 색이 어점 이리도 선명한지....

 

 그집에는 산수유와 청매화 살구꽃이 피어 있었다.

 

 발끝으로 이젤을 꼭 붙잡고.

 

 

 모두 그림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

 

 우리의 그림 소재가 된 주남 저수지.

 

 

 내 그림의 소재.

 

 앞족에서 찍은 우리들의 스케치 하는 모습.

 

 성희는 그림은 안그리고....

그날 저녁 쑥국 맛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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