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월이면
모교 교정에서 동창회가 열린다.
지난해는 일요 스케치가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도 또 다른 행사와 겹치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우리는 지천명을 훨씬 넘긴 나이임을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
윷놀이, 줄다리기, 축구, 배구 게임을 하였다.
내가 유일하게 참가할 수 있는 종목은 윷놀이.
4사람이 한조를 이루어
동시에 윷가락을 던졌다.
윷가락 한개의 무게도 만만하지 않아
두손으로 잡고 던져야 했는데
알맞은 힘의 조절이 필요했다.
황사가 심하여
하늘이 구름끼인듯 하였고
시야가 부옇게 흐렸지만
누구 한사람 마스크없이도
깔깔 웃으며 보낼 수 있는 모임이었다.
허물없이 이름을 부를 수 있고
농담을 할 수 있는 사이가
이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외에 또 있을까?
눈가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웃을 수 있었던 모임.
내년을 또 기다리며
집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멀리서 가까이에서
모든 일 뒤로 미루고 달려온
내 친구들아 고마워.
동창회를 위해서 애써 준
회장님과 총무님,
그리고 임원진들,
특히 남편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부엌일 맡은
친구 아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며....
내년에는 좀 더 일찍가서
우리가 부엌일 할 수 있게 되길.
은행나무 아래의 내 친구들.
오른쪽에서 두번째 친구가 난 우리 동기가 아닌듯 하여 인사도 빼 먹었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영호라는 친구였다는 이야기 들었다.
영호야, 이 나이에도 아직 그렇게 수줍어하니?
미안해, 다음에는 술한잔 권할테니 받아줘.
집에서 실컷 한 부엌일 밖에서 까지 해 준 친구의 아내들, 고마워요~
영문이가 악수를 신청하는데
왜 현봉이는 뒤로 물러서는걸까?
으악~ 영문이 손힘이 너무 세서
별이 으스러지는걸까?
병철아, 니는 왜 혼자서....
아그들하고 못 놀겠네....하고 있는 것 같으네.
먹는게 남는 것이여~
아직 꽃디들 같네.
난 무얼 저리 가득 나르고 있나?
멀리 제주에서 날아와 준 영문아, 고마버~
기호야, 넌 아직 총각 가터~
그림 좋으네.
선임아, 니 머하노?
윤덕이는 우리 찐빵속의 앙코같은 존재.
으랏차~!
윷놀이.
상영이가 마스크햇구나....
하나 둘 셋.
재호야, 다람쥐처럼 날래구나.
오래만에 정담.
외국에 가서도 알 수 있는 한국사람포즈.
뒷짐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한국사람.
숙자는 아직 처녀가터~
윤덕이는 무슨 이야기 저리 열심히 듣는겨?
영문아, 우리 할매들 창원 마산서 태우고 온다고 수고 많았재?
은행나무 아래서.
흐뭇한 영문이의 저 미소.
망가지기로 결심한 총무 동수.
품바타령에 수입이 짭짤하였을까?
자, 한잔들 해라~
정장군님의 노래.
제목이 홍시였나?
신곡인 모양인데 언제 가사를 다 외워 화면도 보지 않고 부르데~
아싸~~
숙자와 윤덕.
동수, 오조, 순기.
와! 동수눈초리 좀 봐라~
병연아, 넌 왕비같았다.ㅎㅎ]]
청잠바 사나이, 기호.
상영이가 무슨 말을 했기에?
상영아, 생맥주 니가 다 묵었나?
푸짐한 행운상을 맡고 기뻐하는 나.
갑자기 선발가수가 되어 부른 노래.
미리 연습이라도 좀 할껄....
영문, 미혜, 오조, 선임.
45회 밴드부.
신이 난 판권이와 재호.
재호야 니 바뀐 이름 이자뿟다~
줄다리기 우승이 우리가 아닌데....
회장님, 수고 많았데이~!
대왕갈비에서.
여학생들은 어디 다 보냈노?
아이고, 입 크게 벌려~
오조야 니도 한입.
상영아, 니는 손가락에 키스.
넌 내 첫사랑이었거든(병연이의 고백에)
같이 늙어가는 모습
잔잔한 눈웃음 지으며
바라 볼 수 있는
우리 동창들이 있음에
나 외롭지 않네.
친구들아,
우야둥~
우리 짝데기 짚고 댕길때까징
건강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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