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던 정모에 참석하기로 결정하고 나니
왜 그렇게 마음이 설레이던지....
잠을 자는 둥 마는둥 하고 일어난 시간이 새벽3시.
버스터미널 까지 바래다 주는 남편이 하는 말
"별별데를 다 참석한데이~
잘 놀다 와~
언제 올꺼야?"
"고마워,여보.
아마 10시까지는 오겠지?"
대구서부 터미널에서 처음보는 석송님의 차에 타고
동대구역에서 로즈마리 일행과 합류하여
차장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달려간 유성 호스텔.
입구에서 반갑게 맞이하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안으로 들어가니,번개때 얼굴을 익힌 친구들이
또 반갑게 내 손을 잡아주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내리는 비와 함께 무르익어,
한데 어우러져 노는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사이버상에서 만났던 친구들의
생생한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어서 좋았다.
늦게야 나타난 무영이를 보는 순간
피붙이를 만난듯 어찌나 반가운지....
무영이는 내손을 잡고 일일히
마치 오래비처럼 친구들에게 인사시켜 주었다.
공식모임이 끝나고
무영이 술을 깰 시간을 벌기위해
2차로 찾아간 노래방에서
만두와 칼국수를 배달시켜 먹었다.
양띠들은 수줍움을 많이 타는 편인데
어쩜 그렇게 숨은 끼들을 숨기고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노래와 춤을 잘도 하였다.
집에 돌아갈 걱정에 잠겨 있는데
늦동이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아구찜 전화번호 어디 있어요?"
구르는 돌과 밤을 세워가며
놀고 싶어하는 무영이를 데리고
귀가길에 오른 시간이 저녁 9시.
(그냥 무영이는 두고 석송차로 먼저 돌아오고 싶었는데
분위기가 그렇게 되지 않았다.)
부산에 로즈마리 일행을 내려준 시간이 12시 30분.
나 이제 죽었구나....
하는 순간 걸려온 전화.
"뭐하는 여자야?
다리 몽뎅이 부려 뜨려 놓을꺼야~!"
현관문을 안에서 잠궈 놓으면 어떻하지?
불안한 마음으로 열쇠를 찾아 열었더니 다행히 열렸다.
"여보 , 미안해, 용서해줘...."
이 좁살 영감은 또 베개를 가지고 다른방으로 휭~
아침에 죄인같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남편을 깨웠더니 내 손을 휙~뿌리친다.
그렇다고 물러 날 내가 아니지....
여보 왜 그래? 미안하다고 했잖아.
겨우 밥상앞으로 다가 온 남편에게
가정에 충성! ~을 맹세하고서야
겨우겨우 풀어졌다.
에고고 속좁은 저 영감.
* * *
(정모후기를 쓴다고 하면서
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려 버렸네.)
정모를 위해 힘써 주신 여러 임원진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참석하지 않으려고 하였던 나를 설득하여
참석하게 해 주신 구르는 돌님,
대구에서 나를 태워주신 석송님.
그리고 나의 꼬치친구 무영아~
정말정말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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