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딸아이의 초경

푸른비3 2006. 10. 18. 09:12

어제 저녁 마산 시향 정기 연주회 휴식 시간에

시험공부하겠다 하여 두고 온 딸아이에게

전화를 넣었더니,

"엄마, 나 그것 하는 것 같아..."

"오~! 그래 축하해. 축하 선물 뭐 해 줄까?"

 

그 동안 기다렸던 초경을 드디어 시작한 모양이었다.

요즘 아이들 발육상태가 너무 좋아,

빠른 아이는 4학녀때 벌써 초조를 시작한다고 하였다.

딸 아라보다 생일도 늦고 발육도 좋지 않은 아이들도

거의가 6학년 들어와서는 다 한다고 하였다.

 

엄마인 나는 고 2때 초조를 하였으니,

나를 닮은 모양이라고 생각하였다.

신이 여자에게만 내린 특별한 선물이건만

처음 그걸 시작하였을 적에는 고민거리였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생리대를 파는 것이 아니어서

어머니가 주신 천 기저귀를 차고 있었으니

종일 기분이 찝질하고 끈적한게 영 불만이었다.

특히 교련시간이나 체육시간이면

혹시 스며 나오지는 않을까? 불안한 날들이었다.

 

요즘은 워낙 흡수성이 좋은 생리대가 많이 나와 있기에

그런 걱정 없이 그 기간을 치룰 수 있으니

얼마나 해방감이 드는지 요즘 아이들은 잘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학교 다녀오면 몰래 수돗가에 앉아서 도둑질한 물건처럼

쉬쉬하며 빨아야 했고,삶아 널어야 했으니....

참 격세지감이 드는 여성사이다.

 

집에 돌아와 어떻게 처리했는지 좀 보여 달라고 하여도

딸아이는 한사코 싫다고 한다.

6학년 올라오면서 항상 가방속에 비상용 생리대를

예쁜 천으로 만든 손지갑안에 한개 넣어 두었기에

그걸로 처리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침에 세수를 하고 그걸 갈았는 모양인데

그대로 펼쳐 놓고 나왔기에

딸아이를 불려 뒷처리를 더 깔끔히 해라고 야단을 쳤다.

 

오늘 아침 학교 가면서 기분이 영 찝질하다고 했는데

시험을 잘 치룰 수 있을지....걱정이다.

 

"이제 정말 여자로 태어난 것이니 축하해 아라야."

오늘 저녁 식탁에 케잌이라도 하나 사서

온 가족이 축하해 주어야지.

 

*월경(月經)

성숙기의 정상적인 여성에게 있는 생리 현상. 난소 기능으로 일어나는 자궁 점막의 출혈로, 보통 28일 정도의 주기로 반복됨. 경도(經度)2. 달거리. 생리(生理). 월사(月事). 월수(月水). 월후(月候). 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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