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가을햇살 머무는 그곳

푸른비3 2006. 10. 16. 05:52

아침마다 안개가 자욱한 이맘때,

내 어린 시절에는 커다란 소주 됫병들고

이슬이 걷히기전 메뚜기 잡으러 들로 나갔었지....

나락위에 앉은 메두기 조막손으로 덮쳐

유리병에 넣고 짜르락~ 흔들어 보았던 그 시절로

다시 한번만 되돌아 갈 수는 없을까?

 

 

 

집에서 10분이면 나갈 수 있는 칠원 오곡 들판.

논길로 접어든 순간,

눈부신 황록색 색상에 탄성을 지른다.

어떤 물감으로 저렇게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저 바라만 보아도 배가 부르다.

 

 

일용한 양식을 스스로 가꾸어 먹을 수 있는 생활을 꿈꾼다.

벼가 익어가는 모습.

 

벌써 추수를 끝내고 겨울을 준비하는 들판.

 

발밑을 살벼 보아도 메뚜기는 보이지 않는다.

 

 

폐가가 되어버린 집을 구해 주말 농장이라도 만들고 살고 싶은 집.

 

 

같이 간 이미지가 논둑길을 걷고 있는 모습.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는 나무가 마음을 잡아 당긴다.

좀더 단풍이 깊게 물든 날 화구를 챙겨 이곳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저 길을 돌아가면 무엇이 나타날까? 호기심을 일으키는 돌아가는 저길에....

 

마을 입구의 억새와 잡풀도 가을 햇빛아래 취해 있는 듯.

 

 

일요일은 피곤하다며, 종일 누워서 지내는 남편과 모처럼 가까운 창원의 천주산에 올랐다.

입구에서 부터 벌써 헉헉 ~거리는 남편.

운동을 해야지....말만 하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남편이

자기 등산복을 사 달라고 한다.

오늘 따라 가을 볕이 어찌난 두터운지 겉옷을 다 벗어 버리고 걷기  시작한

내  눈에는 가을 꽃들만 가득 들어온다.

 

 

 

 

 

 

 

 

 

 

 

 

 

 

 

 

 

팔각정으로 오르는 길에 산속 도서관을 만났다.

문을 열어보니 다 낡은 책들만 들어있다.

하기야 지키는 사람도 없으니, 신간책을 넣어 두면 가져 갈 것이 뻔해서 일까?

볼 만한 책은 없어도 우선 반가운 마음이 드는 신속 도서관이다.

 

 

해발 600M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제법 멋진 바위도 있고 그 위에 멋진 정자도 있다.

정자에서 아래로 펼쳐진 창원시내를 바라보니 시야가 흐리다.

창원은 분지이기 때문인가?

무학산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말간 바다와 도시가 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봄은 꽃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열매의 계절임을 느끼게 해준다.

산을 오르면서 만난 꽃사과, 피라칸샤. 낙상홍등등....

눈을 부시게 하는아름다운 붉은 열매들.

 

 

 

 

 

 

산을 내려와 어귀에 자리잡고 있는 천주암에 들렸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한 가족이 열심히 부처님앞에 절을 하고 있는 등뒤에서

나는 그냥 머리만 숙이고 돌아 나왔다.

 

 

 

 

 

 산이 너무 평탄하였기에 나는 별로 땀도 나지 않고 산을 탄 기분도 들지 않는다.

건너편 정상으로 더 오르고 싶엇지만, 같이 간 남편을 생각하여

그만 하산하여 내려온 온 곳에 약초 동동주를 파는 집이 있었는데,

그 집의 너른 마당에 다알리아와 채송화가 몹시 아름다웠다.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달콤한 맛에 세잔이나 마셨더니

아득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조금 더 하면 바로 몽롱한 술 취함일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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