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신년 음악회

푸른비3 2006. 2. 21. 17:10

마산 시향의 정기 연주회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소리....

지난 2월 17일 저녁 마산 MBC홀에서 열렸다.

딸 아라를 데리고 천천히 걸어서 갔다.

집에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

이제 추위도 물려가고 연주회 하기 좋은 계절이다.

다음달 3월 11일에는 딸아이가 소속된

마산 청소년 관현악단 연주회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연주회의 레퍼토리는

코플랜드의 '평범한 사람을 위한 팡파레'

(제목이 좀 특이하네)

그 다음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 다단조.

이곡은 특히 4악장을 좋아한다.

깊은 슬픔에 잠기게 하는 곡이다.

브람스는 이곡을 43세때 작곡하여 발표하였는데

제 1악장은 미리 29살에 작곡한 것이엇다고 하니

상당히 신중을 기한 작품인 듯 하다.

여러가지 면에서 베토벤의 교향곡에 비교할만 하다고 한다.

2악장은 어둡고 호소하는 듯한 서주로 시작한다.

바이얼린과 파곳이 주제를 주고 받는 듯 하다.

3악장은 부드러운 클라니넷으로 주제를 시작한다.

가장 좋아하는 4악장은 부드럽게 물결치는 저녁 바다를

연상시키는 바이얼린 선률이 낮게 연주된다.

 

휴식이 끝난 후

오늘의 관심을 끌어모은 피아니스트 주희성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2번

주희성은 지금 서울 대학교 음악대학의 교수다.

그녀의 프로필은 화려하기만 하다.

눈부신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이곡은 라흐마니노프의4개의 협주곡중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기도 하고

그의 명성을 높혀 준 곡이기도 하다.

제 1악장에서

웅장하고 강한 주제의 선률로 제시하면

오케스트라가 다시 받아서 반복하는 듯 하다.

시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이 드는 오보에의 선률이 이어진다.

2악장은 가장 아름다운 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나중 끝은 빠르고 화려하다.

3악장은 러시아의 냄새가 강하게 풍겨온다.

눈덮힌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느낌이 이렇까?

언젠가 대륙횡단 열차를 타고 싶은 마음을

더 진하게 해 주는 곡이다.

 

이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영화 샤인에서

남자 주인공 이 연주한 곡으로 일반에게 더 알려진 곡이다.

난 그 영화를 보지 못하였지만

CD가 있기에 오늘도 아침에 딸아이와 거듭 반복해 들었다.

 

주희성은 작은 체구였지만

정열이 넘치는 연주를 하였다.

엉덩이가 들썩 들릴 정도로 온몸을 실어 포르테를 표현하엿고,

피아니시모에서는 손끝을 예리하게 뻗쳐

마치 한마리의 물고시가 물살을 헤엄치는 듯 하엿다.

그 발갛고 날렵한 한 마리의 물고기가

어항속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은 진한 감동 그 자체였다.

 

시작되기 전 지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순간.

 

이 커다란 징처럼 생긴 타악기의 소리는 천둥을 연상시킨다.

 

긴장을 한 탓인지 손끝이 떨려 이렇게 흐린 사진이다.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피아니스트 주희성.

 

역시 흔들림. 열광의 박수에 답례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