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9. 일
이번 다낭 가족여행은 4박 5일의 일정이었으나,
마지막 날은 일찍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니
이곳 여행을 할 수 있는 오늘은 마지막 날인 셈이었다.
우리는 현지 여행사의 단독 여행상품을 예약하여
(바나힐의 시설안의 식당에서 저녁 뷔페를 포함.)
점심 후 숙소에 도착한 차량으로 바나힐로 향하였다.
(예약금 7만원 + 잔금 407$)
사실 나는 어제부터 몸살 기운이 있어 집에서 쉴까.....
하는 생각도 하였지만 긴 시간을 혼자서 지내는 것이
무료하기도 하고 약간 무서울 것 같아 함께 따라 나섰다.
바나힐은 다낭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해발 1487m의 높은 산 위에 세워진 놀이 시설이다.
프랑스 긱민지 시절에 더위를 피해 휴양시걸을 만들었지만,
1950년 프랑스 군대가 떠난 후 베트남 정부가 기존의 휴양시설을
철거하고 지금의 놀이 동산을 만들었다고 한다.
몇 년 전 처음으로 다낭 여행을 왔을적에도 이곳을 탐방하였는데,
그때는 아직 조성중인 듯 조금 어수선 하였지만, 아기자기 이쁜
프랑스 마을과 르 자댕 다무르 플라워 가든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고
하얀 불상이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 사원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가는 방법을 몰라 정원을 산책하였던 기억이 나는 곳이었다.
산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하는데, 중간에서 내려
다시 캐빈으로 환승해야 하는데 그 길이가 세계에서 2번 째다.
첫번째 케이블카에서 내려니 비가 부슬부슬내리고 추웠다.
산정상이라 옷을 챙겨 입었지만 이렇게 추울거라는 예상을 못했다.
손오공이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고
했던 서유기처럼 커다란 손가락이 안개속에 모습을 나타냈다.
하늘을 향해 거대한 손가락이 길을 바치고 있는 형상으로
파라다이스 정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금빛 장식 띠를 끌어 당기는
신의 손 모양을 한 골든 브리지라고 하였다.
맑은 날씨라면 바위손 아래의 정경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으려만,
온통 운무속에 쌓여 풍경을 볼 수 없고 신비스러운 분위기였다.
나는 추워서 사진도 찍고 싶지 않았고 입을 꼭 다문채 걸었다.
목도리라도 하고 왔으면....하고 뒤늦게 후회가 되었다.
몸살기운을 느끼즌 나와는 달리 손자들은 아주 즐거워하였다.
정상에 있는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이것저것 타보았고
그장식 뷔페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무대 위의 공연을 재미있게 보았지만
나는 입맛도 없고 어서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바나 힐 입구.
시간의 문.
통로를 따라서
케이블 카 타러 가는 길.
밖에는 비.
창박을 내려다 보며 신기해하는 손자들.
우비를 입고.
비와 운무에 쌓여 신비스러운 모습.
손바닥 사이르 건너서 다시 도 케이블카로 이동.
공연하는 모습.
* * *
2025. 2. 10. 월.
어제 바나힐에서 공연을 보면서 나는 입에 맞지 않았지만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음식을 조금 먹었는데,
숙소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금방 토할 것만 같았다.
어둠속을 달리면서 제발 속이 진정되길 바랬다.
30분정도의 거리가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며느리가 주는 감기약을 먹고 뜨거운 물을 자주 마셨더니
다행히 더부룩한 속은 진정되었으나 잠은 오지 않았다.
계속 누어 있으려니 등도 아프고 머리도 무거워
어제 주일미사에도 참석하지 못하여 일어나서 기도도 하고
KBS 콩으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리조트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차량으로 이동
스파에서 맛사지 받으며 여행 마무리.
공항으로 이동하여 아들 가족은 부산으로.
우리는 서울로.
비행기 출항시간이 오후 3시였는데
공항에 내려 짐찾고 리무진과 택시를 갈아타고
집에 도착하니 거의 밤 12시였다.
집으로 돌아온 후 나는 심한 감기에 걸려 거의 2주일동안 심하게 앓았다.
입맛도 없을 뿐더러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집안에서만 생활하다보니 낮에도 침대에 눕게 되었고
밤에는 여러가지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우리가 하는 걱정은 대부분 필요없는 걱정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노후와 불안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의 밤을 새웠다.
젊을때는 식탁위에 꽃을 장식하였는데
나이가 드닌 약으로 식탁위를 채운다는 말이 실감되어
점점 우울해지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을 정리하고 여행후기를 즐겁게
썼지만, 이번에는 컴퓨터 앞에 앉기도 싫었다.
누구나 환절기에 걸리는 감기라고 하지만 이번 감기는 매일
감기약을 챙겨 먹고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고 뜸도 들였지만
왜 그리 낫지 않고 길게만 여겨지는지....
이제 거의 나은 것 같지만 아직 여행기를 쓸 의욕은 생기지 않는다.
기억은 점점 사라지는데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사진을 들여다 보고
여행 안내서를 참고하여 간단하게 여행후기를 작성하였다.
며느리가 준비한 다낭 가족 여행.
짧은 일정이었으나 가족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고,
다음에는 좀 더 체력을 보강하여 가족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번 여행을 기획하고 많은 경비를 지출한 아들과 며느리.
바쁜 며느리를 대신하여 늘 손자를 돌봐주는 사돈.
컨디션이 나쁜 엄마를 곁에서 잘 보살펴 준 딸.
늘 밝은 모습으로 함께 여행을 한 손자들.
모두 감사합니다.
참고서적: 인조이 다낭.
마연희 글. 사진/ 넥세스 북스.
100배 즐기기 다낭
안혜연 지음. / 알에이치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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