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6월의 의릉. 홍릉 숲길 걷기

푸른비3 2024. 6. 2. 17:28

2024. 6. 2. 일.

 

계절의 여왕 5월이 아쉽게 끝나버린 마음을 다독이고 싶어

오래만에 걷기동호회 모임에 참석하였다.

사실은 자주 걷고싶은 마음이지만, 늘 시간에 쫒기고,

지난 여름부터 무릎통증을 느껴 짝사랑만 하였던 걷기였다.

 

모처럼 의릉, 홍릉등 (내 짐잠으로는 편안한 길)을 걷는다고 하여

꼬리를 달았는데 전철 연결이 순조롭질 앉아 가까스로 도착하였다.

의릉으로 가는 6월의 첫 일요일 하늘은 투명하게 푸르렀고

유유히 흐르는 하얀 구름에 내 마음도 둥싯 떠오르고 싶었다.

 

의릉역사문화관에서 구 중앙정보부 건물이 들어서 훼손되었다가

2003년 능제복원사업으로 능원의 모습을 되찾은 의릉에 대한 영상과

전시실에 진열된 석물의 미니어처와 사진을 보면서 공부하였다.

(사실 공부하여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보는 순간은 즐겁다)

 

의릉은 조선의 20대 왕 경종과 계비 선의왕후의 능으로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파란 잔디로 잘 조성되어 있었다.

조선왕조를 그다지 존경하지 않는 내 시각에서는

살아서 영화를 누린 왕족들의 묘가 죽어서도 영화를 누리는게 살짝 배가 아팠다.

 

'하늘이 숨겨둔 곳'이라는 천장산은 4년 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곳곳에 휴일을 맞이한 시민들이 숲에서 산책하는 모습이 보였다.

덕분에 시민들에게 휴식을 공간을 마련해주니 고마워 하여야겠지?

길섶의 분홍싸리꽃과 숲을 건너온 맑은 바람에마음이 상쾌하였다. 

 

능에서는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하여 밖으로 나와 한예종학교의

청초한 수련이 소담스레 피어있는 정자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능밖의 천장산을 오르는데 어찌나 무릎이 아프고 힘이드느지?

저절로 "이몸이 새라면 이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노래가 나왔다.

(사실 내 몸무게가 많이 나가니 날아도 쿵 떨어지겠지?ㅎㅎ)

 

한참을 계단을 오르고 내리고 하여 도착한 홍릉은

조선의 26대 고종 황제의 왕비 명성황후의 무덤이 있던 곳.

1919년 고종의 승하 후 경기 남양주 현 홍릉으로 합장하여,

지금은 수목원으로 산림보전연구와 시민의 휴식처로 이용된다.

 

홍릉에 도착하여 오늘의 길잡이 샐비아님의 숲 해설을 들으면서

낙우송과 메타쉐퀘이아의 차이점을 배우고(낙우송은 잎이 어긋나기)

이쁜 붉은 열매가 조롱조롱 달린딱총나무. 도르르 말린 노란 꽃잎이

박쥐의 날개를 닮았다는 박쥐나무 등 귀한 꽃구경도 하였다.

 

미리 쉼터와 화장실을 이용할 장소까지 완벽하게 조사하여

길 안내를 해준 샐비아님.

함께 정담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간식을 나눈 걷기 동호회원님.

모두 반가웠고 감사하였습니다.

 

 

 

의릉懿陵]
20대 경종과 두 번째 왕비 선의왕후 어씨의 능이다.
숙종과 옥산부대빈(희빈) 장씨의 아들로 즉위 1년 만에 병약하다고 경종의 이복 동생인 연잉군(영조)이 왕세제로 책봉되었다.
곡장을 두른 위의 봉분이 경종의 능, 곡장을 두르지 않은 아래의 봉분이 선의왕후의 능으로 같은 언덕에 왕과 왕비의 봉분이 앞뒤로 나란히 배치한 동원상하릉으로 이러한 형식은 능혈의 폭이 좁아 왕성한 생기가 흐르는 정혈正穴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풍수지리적인 이유이다.

의릉은 1962년 당시의 중앙정보부가 능역 내에 있어서 일반인에게는 철저히 봉쇄된 구역이었다.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던 중앙정보부는 왕릉의 우측 능선을 깎아서 넓은 축구장을 조성하고 콘크리트 청사 건물을 세우는가 하면, 좌측 능선 역시 청사를 짓기 위해 산허리를 잘라냈고 홍살문과 정자각 사이에 연못을 만들고 돌다리를 놓는 등 훼손이 심하였다.
이후 중앙정보부가 국가안전기획부로 바뀐 후 서초구 내곡동으로 이전하면서, 1996년에 일반인에게 다시 공개되었고, 2003년 12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외래수종 제거, 전통수종 식재, 인공연못 성토, 금천교 복원 등 기초적인 의릉 능제복원 정비공사를 마쳤다.

 

 

 

 

 

 

딱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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