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무르익는 봄길 걷기

푸른비3 2024. 4. 13. 15:50

2024. 4. 13. 토.

 

 

요즘은 눈길가는 곳마다

화사한 꽃대궐이다.

봄이 오는가 하였는데,

어느새 꽃비되어 떨어진다.

 

꽃피는 봄날은 너무 짧다.

하루하루가 소중하여

매일 꽃들 눈맞춤하려 나가고 싶다.

 

느린 산행방에서

양재 근린공원~서초마중길을 걷는다는

공지를 보고 꼬리를 달았다.

 

수줍은 듯 피어있는 하얀 제비꽃,

길섶에 숨어 있는 이름모를 들꽃들.

그 연약한 꽃잎에 눈길 마추며 살방살방.

 

수북히 쌓인 분홍빛 꽃잎이 안타깝다.

소월의 <진달래>시처럼

꽃잎이 다칠세라 사뿐히 즈려밟았다.

 

연녹색 잎들이 아가의 손바닥같다.

향긋한 나무냄새. 흙냄새, 꽃냄새.

화사한 철쭉 꽃사이의

초록빛 잎들은 기름이라도

바른듯 반들반들 눈이 부시다.

 

내년에도 이 아름다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자연과 달리 나날이 쇠잔해 가는 나를 돌아보며

TS엘리엇의

"4월은 잔인한 달"을 나즈히 암송해 본다.

 

이쁜 길 리딩해주신 가로등님.

출석 체크한 정다운 리본길님.

쓰레기 뒷정리며 선배님들 잘 챙겨준 남기남님.

정담나누며 숲속길 함께 한 느린 산행방 여러산우님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다음에도 산행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