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45. 라파스의 거리 구경

푸른비3 2024. 4. 24. 11:42

2015.10.22. .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호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었다. 건물이 노후하여 제대로 창문이 닫히지 않았는데, 틈 사이로 바깥의 온갖 냄새와 바람이 들어와 밤새 매캐한 매연에 시달렸다. 숭숭 벌어진 틈 사이로 쌀쌀한 찬 공기도 들어와서 자다가 수면 양말과 오리털 점버를 입고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아 한국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3. 중간고사 시험 기간인 아라와 통화를 하였더니 감기 기운이 있어 고생한다고 하였다.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의원에 가서 진료받고 약 처방받아 잘 챙겨 먹어라고 당부하였다.

아라가 유치원 시절부터 전 세계를 떠돌아 다녔으니 이제 아라도 그냥 엄마가 떠나면 떠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중간시험 기간을 피해서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내비쳤다. 엄마가 없으면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나 어쩐다나....하였다. 이제 너도 스스로 앞가림하여야 한다고 큰소리치고 나왔지만, 아라에게 늘 미안한 미음이었고 아직 손길이 필요한 아이를 너무 방치하는게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내 친구는 그런 나를 보고 아라를 방목한다고 하였다.

사실은 어제가 남편의 기일이기도 하여 내내 마음이 불편하였다. 떠나기 전 이 문제로 갈등하였더니, 근처에 사는 오빠와 여동생과 제부가 모여서 연도를 드릴테니, 평생 오기 어려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하였지만, 고인에 대한 죄송한 마음은 금할 수 없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미리 연미사를 봉헌하였고 여동생에게 기일 제사상을 차려 달라고 부탁하고 왔다. 염려스러운 마음에 전화하였더니 이모와 외삼촌이 와서 상을 차려놓고 연도를 하였다고 하니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미안스러웠다.

 

라파스 아르마스 광장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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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스 광장의 사람들.

 

스포츠 선수인 듯.

내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자 포즈를 취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