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43.페루와 볼리비아 국경

푸른비3 2024. 4. 24. 11:28

남미 43일 배낭여행-2. 볼리비아

 

 

2015.10.21. .

새벽 6시에 짐을 챙겨 과일과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였다. 7시 볼리비아의 라파스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예약한 버스는 손님이 많아 그 뒤의 쿠스코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탑승하였더니, 손님이 적어 두 좌석을 차지하고 라파스로 갈 수 있었다. 국경도시 뿌노에서 라파스로 이동하는 거리는 거의 9시간이 소요되었다. 거의 한나절을 창가에 기대어 차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였다. 그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들이 어쩌면 이렇게 가난하게 살고 있을까? 경작지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잡초들이 누렇게 시든 들판이 이어졌다.

 

자연은 언제 어떤 곳에나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데, 어설픈 인간의 문명이 스쳐 간 곳은 조악하고 생경스럽게 보였다. 도로변에 나부끼는 비닐봉지와 함부로 내버린 플라스틱 빈 병들이 그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마음 아팠다. 가끔 나타나는 마을의 담장이나 허물어진 벽의 커다란 페인트 글씨로 적힌 게이꼬. 도널드 등등의 고딕체 글씨를 보고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내년 대통령 총선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선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어떤 통치자가 당선되든 가난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자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드디어 도착한 볼리비아의 입국 심사 장소. 볼리비아가 가장 입국이 까다롭다고 하여 잔뜩 긴장하였다. 좁은 입국심사대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정복을 입은 공무원이 우리 일행 중 한 명을 불러 따라오게 하였다. 입국 심사를 끝낸 우리는 모두 걱정을 하면서 그 사람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한참이 흐른 후 나타난 그는, 공무원이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가서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보여주면서 돈을 요구하더라고 하였다. 그는 가진 페루 돈을 보여주면서 이게 모두라고 하였더니 보내주었다고 했다.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이렇게 공무원들이 부패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입국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공무원이 외국인에게 돈을 요구하는 나라. 우리가 팬티 안 속주머니에 미 달러를 넣고 다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나는 손으로 복대와 팬티 안 달러를 더듬어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페루의 국경 지역.

 

차창으로 본 볼리비아 국경 지역의 모습.

 

 

자세히 모르겠지만 독립 영웅인 보리바르 장군의 동상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