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여행-28. 쿠스코로 가는 길

푸른비3 2024. 3. 9. 14:42

2015. 10. 16.

새벽 4시에 기상하여 누룽지와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는 새벽 510분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8시에 이륙한 쿠스코행 국내선에 탑승하여 아래를 내려다보니 안데스산맥 사이로 좁고 구불구불한 강과 도로를 잇는 선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리마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진 쿠스코는 거리상 먼 거리는 아니지만, 안데스산맥으로 가려져 있어 육로로 이동하려면 20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하였다. 비행기로는 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배낭 여행객들은 육로를 이용한다고 하니, 다시 한번 돈의 위력을 느끼게 하였다.

 

쿠스코는 페루 남부 안데스산맥 해발 3399m 지점의 있는 분지로, 한때는 인구 1백만 명이 거주한 잉카 제국의 수도로 '쿠스코'는 케추아어로 '세계의 배꼽'을 뜻한다고 하였다. 그리스에도 세계의 배꼽이란 곳이 있다고 하였는데,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잉카인들은 하늘은 독수리, 땅은 퓨마, 땅 속은 뱀이 지배한다고 믿었는데, 이러한 세계관에 따라 도시 전체가 퓨마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해마다 6월 말에 열리는 태양제는 남미의 3대 축제로 태양 신전은 흔적만 남아있지만, 잉카 제국을 보기 위한 세계의 관광객들로 항상 붐빈다.

 

공항까지 마중을 나온 호스텔의 안 주인은 이곳의 원주민 인듯, 검은 피부에 검은 곱슬머리였는데 퍽 친절하고 살갑게 대해 주었다. 쿠스코에 내리자마자 희박한 공기 탓에 머리가 띵하였다. 쿠스코에 도착하기 바쁘게 모자를 파는 행상인들이 따라붙어 나는 길게 귀까지 덮는 모자를 하나 샀는데 퍽 마음에 들었다.

 

투숙하기 전에 먼저 볼리비아 대사관으로 향하였다. 볼리비아는 황달병 검역 사본을 제시하는 등 비자 신청이 까다로운 지역이라고 하여 긴장하며, 한가한 주택지 안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에 들어서니 벽에 붙은 유우니 사막의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사관 안에는 우리보다 먼저 온 비자 신청자들이 있었는데, 신혼여행을 왔다는 커플과 배낭여행을 온 대학생 등 모두 한국인이었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을 실감하였다. 비자 신청란을 채우는 걸 도와준 여학생은 피부가 까매서 현지인 같았는데, 남미에서 내년 2월까지 체류할 것이라고 하였다.

 

볼리비아 대사관.

 

대사관 근처의 주민들.

 

숙소로 들어가는 골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