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여행-25. 와카치나 사막 투어

푸른비3 2024. 3. 9. 14:21

우리를 실은 차는 삭막한 광야를 달려 와카치나에 도착하였다. 와카치나는 거대한 모래 언덕에 둘러싸인 오아시스 마을로 마을의 주변은 빙 둘러 높다란 언덕 위로 황금색 모래 언덕인데 오아시스 마을은 초록빛 나무가 바람에 살랑이는게 신기하였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의 아름다움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가끔 화면 속의 사막을 걷는 낙타의 무리를 보면 사막을 동경하였다. 바람이 불어와 모래가 날리는 모습도 아름답게 여겨지고, 부드러운 모래 언덕이 만든 곡선을 보면 숨이 멎을 듯 환호성을 지른다. 그러나 막상 그 모래 언덕에 서면 불어오는 바람에 미세한 알갱이가 사정없이 눈과 입으로 들어와 금방 그곳을 떠나고 싶어진다.

 

우리는 숙소에 딸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5~6명씩 조를 만들어 버기카(샌드 지프)를 타고 모래사막의 체험을 하러 떠났다. 버기카는 모래 언덕을 종횡무진 달려 저절로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금방 모래구덩이로 파묻힐 듯 내려가기도 하고 전속력으로 모래 언덕 위를 달리기도 하였는데, 바람이 심하여 단단하게 동여맨 스카프가 날리고 눈을 뜰 수도 없었다. 렌즈에 미세한 모래 알갱이가 끼이면 고장이 날 것 같아 모래가 만든 완만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사진기에 담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언덕 위에서 샌드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위험할 것 같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타 보니, 의외로 재미가 있어 몇 번이나 탔다. 사막의 선셋을 볼 수 있는 시간에 맞춰 서둘러 모래 언덕을 올랐다. 몇 년 전 이집트 일주 여행시 사막 투어를 하면서 바라본 일몰처럼 장관은 아니었지만, 일몰의 순간은 언제나 장엄하고 신비로웠다. 하루를 마감하는 석양을 바라보며 한없이 겸허한 마음이 들었다.

 

버기카.

 

우리가 탄 버기카.

 

사막에서의 일몰.

 

오아시스 마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