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여행-22. 나스카 평원의 그림들

푸른비3 2024. 2. 29. 18:03

아침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오후 4시쯤에 나스카에 도착하였다. 다시 경비행기 탑승장까지 이동하니 해는 살짝 서쪽으로 기운 시각이었다. 사실 페루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나스카 평원의 그림이었다. 여행기에서 보았던 평원의 그림들은 마치 외계인이 와서 그린 그림 같았다고 하였는데, 드디어 그 수수께끼 같은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흥분되었다. 이곳에서는 안전을 기하기 위해 퍽 신경을 많이 쓰는 듯하였다. 무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 명씩 몸무게를 측정해야만 하였다. 무거운 사람과 가벼운 사람의 균형을 맞춰서 탑승하는 모양이었다. 뚱뚱한 걸 숨기고 싶지만 이곳에서는 여지없이 드러나는 셈이다. 몸무게 측정 후 여권에 입국 도장까지 받아서 대기하였다.

 

나스카는 페루의 남부 나스카강 유역에 전개되는 오아시스의 중심지로 해발고도 700미터. 건조한 기후 덕분에 그림이 남아있다고 하였다. 이곳은 9세기경 가장 번영하였던 프레 잉카의 유적이 남아있어, 남아메리카 고고학 연구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고 하였다. 나스카 라인이라고 불리는 그림은 지상에서는 그 형체를 볼 수 없다. 건조한 지역의 표면의 자갈을 긁어내고 가벼운 흙이 드러나도록 솔질하는 방식으로 그려진 지상회화는 이 지역의 독특한 기후 덕분에 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남아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다고 하였다. 나스카 라인은 누가 무엇을 목적으로 하여 그린 그림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아 더욱 우리에게 신비로움으로 다가왔다.

 

우주인이 내려와 그린 그림이라고 하기도 하고 고대인들의 천체관측과 점성술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무게 균형을 맞추어 두 명의 조종사와 마리아라고 하는 외국 여성과 함께 모두 6명이 탑승하였다. 프로펠러 소리가 너무 요란하여 헤드셋을 써야만 하였다. 처음 타 보는 경비행기라 설렘과 함께 약간 긴장되었다. 조종사는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는 서툰 한국어로 오른쪽. 왼쪽~! 외치면서 원숭이, 벌새. 개라고 외쳤는데, 그 발음이 우스꽝스러웠다. 내가 앉은 좌석은 왼쪽이어서 왼쪽 그림만 바라보고 멀리 시야를 두라고 하였는데 흥분하여 잊어버렸다. 머리가 어지럽고 구토 증상이 나타나 더 이상 아래를 내려다볼 수 없어 제대로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그림은 생각만큼 거대한 그림은 아니었다. 벌새와 개, 꼬리를 감은 원숭이 등을 보았는데 기대만큼 신비스러운 그림은 아니었다.

우리가 탑승할 경비행기.

 

나스카 평원.

나스카 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