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여행-21. 나스카를 향하여

푸른비3 2024. 2. 29. 17:58

2015.10.13. .

새벽 5시 기상, 오늘 아침 식사 당번은 내 차례여서 어제 저녁 슈퍼에서 사 온 우유와 빵, 사과로 아침을 해결하였다. 6시에 로비로 모여 택시로 고속 터미널로 이동하였다. 터미널 대합실 안에는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겨우 앉을 자리를 찾아 앉고 내 옆의 사람에게 "부에노스 디아스~!" 하고 아침 인사를 건넸더니 이 사람 좋아 보이는 뚱뚱한 아저씨 무척 반가워하였다. "요 소이 꼬레아나."라고 하였더니, 다정하게 포즈를 취해 주면서 같이 사진도 찍었다.

 

우리가 이용한 고속버스는 CRUZ DEL SUR. 페루의 고속버스는 대부분 이 상호를 달고 있었다. 아마도 자본력이 있는 서양인이 차린 회사인 것 같았다. 8시에 출발하는 페루의 고속버스는 2층 버스로 안전해 보였다. 마치 비행기에 탑승하듯이 짐을 일일이 검색대를 통과시켰다. 장거리 이동이니 안전을 위한 조치인 듯하였지만 조금 번거로웠다. 우리 일행은 2층 좌석을 배정받아 앉았는데 뒤편에는 화장실도 딸려있었다. 우리나라의 우등버스보다 더 안락하고 시설이 좋은 듯하였다.

 

7시간을 이동하는데 도중에 휴게실이 없는지 한 번도 세우지 않았다. 버스 안에서 승무원이 커피와 도시락을 나누어주었지만, 비닐에 쌓인 샌드위치는 뻣뻣하여 먹을 수 없었다. 가다 보면 우리나라처럼 휴게실이 있으려니 기대하였지만 없는 모양이었다. 서울에서 고향 마산으로 가는 4시간도 언제나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태평양 연안을 달리는 7시간의 주행시간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느라 그렇게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니 페루의 속살을 더듬어 보는 기분이었다.

 

 

리마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승강장에서

 

차창으로 본 태평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