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스 광장에서 걸어서 기념품을 파는 민속시장으로 갔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기울고 강물도 밤을 맞이할 채비를 하는 듯했다. 어제의 리마와는 너무나 다른 고온다습한 지역이지만 저녁 무렵 강 건너 들판을 달려온 바람은 시원하였다.
많은 현지인들이 시원한 강바람을 쏘이기 위해 이곳을 찾는 모양이었다.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과 데이트를 나온 젊은이들.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가지고 나온 배낭 여행객들로 가득하였고, 풀어놓은 살찐 개들까지 몰려나와 강변을 어슬렁거려 무서웠다. 언덕 아래에는 목걸이 팔찌 등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였는데, 딸 아라에게 줄 유리로 만든 팔찌를 하나 사서 가방 속에 넣었는데 숙소로 돌아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아마도 길에서 떨어뜨린 듯.
손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보는 즐거움으로 밤이 깊어지도록 시간을 보내다가 걸어서 숙소로 되돌아 왔다. 곳곳에 경찰이 나와 경비를 서고 있으니 한결 마음 든든하였지만, 우리는 불안한 마음에 항상 두 명 이상 무리를 지어 다녔고 여권은 잘 있는지, 주머니 달린 팬티 속의 미화는 잘 있는지 확인하여야만 하였다. 숙소로 가는 도중 한국에서 학원에서 강사를 하였다는 한국어가 유창한 외국인 관광객도 만났고, 한국인 학생 배낭족도 만났는데 모두가 집을 떠나 객지에서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들고,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집에서 혼자 있을 딸 아라 생각에 마음 한구석 서늘해지면서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민속시장가는 길의 풍경.
민속시장의 물건들.
시 여행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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