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9. 금.
첫날을 묵은 리마의 아파트형 숙소는 방이 3개 화장실 2개. 거실과 가재도구가 갖춰진 부엌과 세탁기도 있어 편리하였다. 첫날이라 밤늦게까지 소줏잔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고 늦게 잠자리 들었는데, 이른 아침 준비하는 소리에 잠을 깼다. 부지런한 두 남자는 새벽 3시에 일어나 벌써 누룽지까지 끓여 놓았다고 하였다. 아침 5시 반에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당연히 아침밥은 먹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성의가 고마우니 모두 식탁에 둘러앉았다. 입은 깔끄럽지만 구수한 숭늉을 마시니 한결 속이 개운하였다.
지난 밤 퉁퉁 부은 다리는 밤새 얼음 찜질을 하였더니 한결 가뿐하였다. 긴 비행의 피로를 풀 여유도 없이 아마존 체험을 나가야 했다. 아마존 지역은 브라질에 있는 밀림 지역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 페루에서도 아마존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남미 여행을 떠나기 전 남미 배낭여행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건성으로 읽은 탓인지 돌아서면 거의 하얗게 지워져 버리지만, 페루에서 아마존 체험을 한 내용은 읽었던 기억은 없었다. 단 몇 일이되더라도 내가 직접 체험해야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이끼도스는 페루의 동북부 토레도 주의 주모이며 연중 강수량이 풍부한 열대 우림 기후 지역에 속하며, 아마존 강, 나나이 강, 이타야 강이 합수되는 분지의 충적평야 지대이다. 하천과 호수, 열대 우림으로 외부와 격리되어있는 '육지의 섬'이다. 아마존 강 유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군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브라질, 콜롬비아 국경 근처의 아마존 관문으로 아마존 지역의 68%가 페루지역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으로 알게 되었다.
큰 배낭은 아파트 창고에 맡겨 놓고 (다음날 다시 이 숙소에 묵을 예정이므로) 1박 2일 가벼운 차림으로 새벽길을 달려 국내선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놀랍게도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공항은 이용객들로 붐볐다. 남미 특유의 풍성한 주름치마를 입은 아줌마가 피곤한지 남편의 어깨에 기대 잠을 청하는 모습이 퍽 정겨워 보였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스타킹을 신지 않고 맨 종아리를 그대로 드러내 놓았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저 아저씨 발밑의 커다란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내가 미소로 인사를 하며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니 수줍어하면서도 포즈를 취해 주셨다.
줄지어 서서 티켓 발권하는 현지인과 함께 우리도 차례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며 푸에르타 글자를 읽었는데, 스페인어로 푸에르타가 문인 모양이다. 이렇게 현지에서 몸으로 공부하는 스페인어는 그대로 머리 속에 쏙쏙 들어왔다. 우리가 탑승한 국내선 스타 페루는 도중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공항에 착륙하여 손님을 내려주고 새로운 손님을 태우고 날아갔다. 일종의 완행버스 역할을 하는 국내선이었다. 리마에서 2시간을 비행하여 이끼도스에 도착했다. 페루는 한반도의 약 6배 되는 면적에 25개 주, 1개 지역의 행정구역. 인구는 약 3천만 명으로 남한의 인구보다 작은 편이다.
이끼도스 공항은 신축한 건물인지 말쑥하였다. 공항을 나서니 훅 끼치는 열기. 이곳이 아마존 고온 다습한 열대성 기후임을 느끼게 하였다. 호텔에서 보내준 승합차를 타고 속소로 이동하면서 바라본 거리의 모습은 수도 리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나무 널판지를 덧댄 이 버스는 현대에서 만든 25인승 차였는데 운전대에 현대의 마크가 선명하였다.아마도 한국에서 중고차를 수입하여 개조를 한 모양이었다. 운전석을 제외하고는 아예 유리가 없는 나무문으로 된 차였다.
이끼도스 공항에서.
이끼도스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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