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7. 목
곧 추석이다.
우리동네 전통시장은 벌써 추석분위기가 난다.
며칠전 통화하였던 아들이 이번 추석에는
내가 만든 꽃게된장국이 먹고 싶다고 하였다.
며느리가 나보다 훨씬 요리를 잘 하지만
어릴적의 추억이 먹고 싶은 모양이다.
나는 언니가 많은 집에서 자랐기에 부엌일을 잘 하지 못하였다.
친정 어머니는 음식 잘 하는 여자는 시집가도 소박받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나는 그런 시집에 안가면 되지 ᆢ하면서 배울 생각도 하지 않아
지금도 음식 만드는 일이 가장 서툴다.
모처럼 아들에게 꽃게된장국을 맛있게 끓여주고 싶어
어제는 미리 연습을 할 생각으로 생선가게에 갔다.
요즘 꽃게철인지 제법 토실한 것들이 많았는데 아직 다리를 꼼지락거렸다.
집으로 가져와 막상 도마 위에 올려 놓으니
꿈틀거려 도저히 칼질을 할 수 없었다.
일단 이놈이 저절로 죽기를 바라며
개수대에 물을 받아 푹 담궈 놓았다.
한나절을 모른척 두었다가 다시 도마위에 올렸더니 아직도 버둥거렸다.
살려고 하는 놈을 때려죽이기를 해야하니 마음이 어수선하였다.
이왕 너는 죽어야하는데 그냥 죽어주ᆢ하며 눈을 질끈 감고 칼을 내려쳤다.
검붉은 다리가 사방으로 튀었다.
등딱지를 벗겨야하는데 꿈틀거릴것 같아 무서웠다.
내가 먹기위해 너를 죽여야 하는구나.
용서해줘. 미안해 ᆢᆢ
다음에는 아들에게 다른 음식을 하게 해달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