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우연히 <도시를 나는 새>라는 환경 다큐먼터리를 보았다.
나는 꽃, 풀, 나무 등은 좋아하지만 동물애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화면 속에는 도시의 고층 아파트 베란다 실외기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부부가 알을 산란하고 부화한 사실을 취재한 내용이었다.
황조롱이는 우리나라 전국에서 서식하는 텃새라고 하였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번식기인 4.5월에는 암수가 짝을 짓고
4~6개의 알을 낳으며 암컷이 30일 정도 알을 품고,
새끼는 부화한 후 30일 이내에 둥지를 떠난다고 하였다.
화면 속의 황조롱이의 날렵하게 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으며
알을 품고 부화된 새끼를 부양하는 모습은 지극 정성이었다.
황조롱이는 주로 도시 외곽 높은 곳에 둥지를 틀고 서식하였는데
요즘은 도시의 개발로 자신들의 영역을 잃어 버린 후
고층 아파트의 베란다에 알을 낳고 새끼를 부양한다고 하였다.
나는 어리석게도 몇 년 전만 하여도
이 지구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였다.
인간에게 해로운 벌레나 곤충.징그러운 뱀 악어 등은
부끄럽게도 이 지구상에서 없어져도 좋다고 생각하였다.
심지어 하느님은 왜 이런 벌레나 곤충,파충류 까지 만들었을까? 생각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곰이 서식지를 잃어가고,
이산화탄소의 과다 배출로 기후의 위기가 닥쳐왔고,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은 황폐화 되어가고 있는 요즘에 와서야
이 지구는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터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시청한 <도시를 나는 새> 에서 얼마나 많은 황조롱이 새끼들이
채 날지 못하고 인간들에 의해서 죽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다행이 어느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새끼들은
주민의 신고로 구조팀에 의해 구조되어 안전하게 부화되어
넓은 세상을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참 감동적이었다.
또 다른 구조된 6 개의 알은 부화하여 희망하는 가정에 입양(?)하였는데,
솜털이 보송송한 어린 황조롱이가 아이들이 먹여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모습은 참으로 사랑스러웠고, 그 황조롱이를 키우는 기르고,
훈련을 하여 야생으로 돌아가게 하는 모습은 참으로 흐뭇하였다.
귀여운 두 자매가 입양한 황조롱이를 튼튼하게 길러
방사하는 모습을 시청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만약 우리 집에 황조롱이가 보금자리를 만든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함께 살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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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집에 둥지를 튼 제비에 대한 이야기도 추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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