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속초 청초호. 영랑호

푸른비3 2023. 1. 7. 21:38

2023. 1. 4.  수. 맑음.

 

지난 밤 일출을 방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팬션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동쪽하늘이 장미빛으로

불그레하였지만 구름이 가득하여 일출을 보기 어려울 것 같았다.

 

게으름을 피우다 바닷가 산책이라도 하려 해변에 나섰더니

어느새 구름은 걷히고 해님이 바다위 한뼘 위로 올랐는데

수면에 반사되어 어찌나 눈부신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속초는 내가 대학시험에 낙방하여 방황할 무렵

속초 비행장에 근무하였던 오빠네에 얹혀 살았던 추억이 새록새록.

지금의 속초시와는 너무나 다른 풍경이어서 눈 앞에 있어도 모르겠다.

 

오빠네가 세들어 살았던 그 집에는 나무판자로 된 담장이 있었는데,

그 담장 안 텃밭에는 보랏빛 국화가 시들어 하얗게 서리를 맡고 있었고,

밤이면 캄캄한 하늘에 별들이 초롱초롱하였던 기억이 선명하다.

 

지금도 철이 들 덜었지만 그때는 더욱 철부지여서

이제 갓 돌을 지난 조카를 키우는 언니의 일손을 들어줄 생각은 못하고

나 혼자 설악산으로 강릉으로 놀려 다녔던 기억만 남아 있다.

그때부터 내 역마살은 대단하였던 것 같다.

 

해변에는 전에 없었던 구조물도 여러개 세워져 있었고

국내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대관람차가 서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운행은 하지 않았지만 

다음 기회가 되면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고 싶었다.

 

짐을 꾸려 근처에 있는 청초호로 달려 갔다.

청초호는 호수의 넓이가 약 1.3평방킬로. 둘레는 5키로미터로

전체는 목이 잘록한 항아리 모양을 이루며 

미시령 부근에서 발원한 청초천이 속초시를 가로질러 흘러든다.

 

지난 여름 여행방 동호인들과 새벽 일찍 산책을 하였던 곳으로

높은 전망대를 지나 호수로 걸어가니 평화의 소녀상이 있었다.

하얀 모자와 검은 외투를 입고 있는 소녀상 무릎에는 누군가가

놓고 간 손난로가 있었는데 맨발이 몹시 추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지난 여름에는 가 보지 못하였던 영랑호를 찾아 갔다.

영랑호는 해안 사구가 발달해 형성된 자연 석호로 면적 약 1.2 평방킬로.

둘레 7.8키로. 수심 8미터로 영랑교 밑으 수로를 통해 동해와 연결된다.

 

석호는 지형학상 사취나 사주의 발달로 만의 입구가 좁혀짐으로써 형성되는

해안지형으로서, 바닷물로 이루어진 석호가 보편적으로 발달되어 있다. 

사주가 발달하여 만들어진 뒤에는 계속되는 퇴적물에 의해 결국 매립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영랑호는 신라의 화랑인 ‘영랑’의 이름에서 따온 곳으로,

금강산에서 수련을 마친 영랑이 무술대회장을 가던 중 이 호수를 지나가다,

그만 수려한 경관에 반해 무술대회 출전도 잊고 이곳에 오래 머물렀다고 한다.

 

수면 가까이 살얼음이 끼어 있어 호수로 내려서기가 두려웠다.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다 눈을 드니,

저만치 설악산 울산바위가 우람한 자태로 서 있었다.

 

역사가 깊은 영랑호인데 시내에서 떨어진 지역이어서인지

통천군 순국 동지 충혼비외에는 다른 구조물이 없었고

인근 마을 사람들의 산책 장소로 이용되는 듯 하였다.

 

주변에 벚나무가 많아 봄이며 지금보다 더 아름다울 것 같았다.

대나무가 스스슥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들으며 돌아서니

오리 한쌍이 아침 산책을 나왔고 볼에 스치는 바람이 몹시 찼다.

 

 

 

 

 

 

수면 위로 불쑥 솟은 아침 해.

 

끊임없이 밀려드는 물결.

 

그 빛이 어찌나 강열한지 눈을 들 수 없을 정도였다.

 

해변에 대관람차도 서 있었다.

 

바다위의 구조물.

 

게와 파도에 밀려온 낙지모양의 구조물.

 

바닥이 환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은 물.

 

모래톱을 핥는 하얀 물결.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면 대관람차를 이용해 보려고 

티켓 박스 가까이 가 보았다.

 

청초호 근처의 전망탑.

 

 

맨발 벗은 소녀상 무릎에 누군가가 놓고 간 손난로.

 

나들이 나온 오리 가족.

 

 

영랑호 앞에 세워 놓은 순국동지 충혼비 설명판..

 

통천군 순국동지 충혼비.

 

살얼음이 살짝 어린 영랑호.

 

멀리 설악산 울산바위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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