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7. 일.
다시 곤두박질한 기온.
내가 영하의 기온을 걱정하고 꼬리 달기를 망설이고 있으니
영환 친구가 "야. 그게 뭐 춥다고 야단이야. 시원한 가을 바람이지!
당장 꼬리 달아~!" 하고 윽박질렀다.
아이젠도 챙기고 두툼한 옷으로 단단히 차비를 하고 길을 나서니
막상 전혀 춥지 않았다.
이번에는 평소와는 달리 1번 출구로 나와 곧장 등산로를 올랐다.
거의 등산수준으로 경사진 마을을 올라서니 기원정사가 나타났다.
기원정사는 신도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지 금칠로 단장을 하였고
불상과 여러 조각상에 입술을 붉게 칠하여 생경하게 느껴졌지만,
마당에 서 있는 반송과 여러 소나무들은 잘 가꾸어 놓았다.
불상 뒷편의 조각도 앞부분보다 훨씬 조형미가 있는 듯 하였다.
기원정사 뒷편 잘 단장된 나무 계단을 오르니
곧장 커다란 화강암 덩어리가 산길을 길게 이어져 흐르고
멋진 자태의 소나무들이 우리의 발길을 자꾸만 멈추게 하였다.
말쑥한 돌들도 옹기종기 모여 있어 그냥 그곳에서 놀고 싶었다.
나무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또 어쩌면 그토록 맑고 푸른지....
발 아래 펼쳐진 한강은 참으로 편안하게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아차산 보루의 넓은 터에 내리는 햇살도 포근하여 그곳에 터를 잡고 싶었으나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내려가니 아늑한 공간이 있어 그곳에 텐트를 쳤다.
용식 친구의 배낭은 항상 에베레스트 산 등반을 하는 사람처럼 큼직한데
그 안에는 등산에 필요한 온갖 장비를 갖추고 다녀 용식이 친구만 오면
어떤 날씨에 등산을 하여도 걱정을 하지 않게 하였다.
텐트안 공간이 아늑하여 저녁 늦도록 머물 수 있을 것 같았다.
난희 친구의 넉넉한 마음에서 챙겨온 곱창 전골 재료에 감탄을 하였다.
불을 붙여 냄비에 곱장을 끓이는 동안 친구들의 웃음도 쉼이 없었다.
김치와 두부구이. 감자볶음. 불고기 등 푸짐한 밥상을 우리는 천천히 즐겼다.
잠시 세속의 근심걱정은 내려 놓고 아차산 자연속에서 우리는 즐거웠다.
오늘 새로운 길을 안내해준 용식 친구.
매 주 빠짐없이 산행 공지를 올려주는 듬직한 산행대장 영환친구.
맑은 미소를 지닌 경자친구. 먹거리를 챙겨오는 난희 카페지기 친구.
우리 모두 건강을 잘 지켜 오래동안 이런 산행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아차산 등산로에 있는 기원정사
부자 냄새가 풀풀. 특히 마당의 반송이 멋졌다.
쉬엄쉬엄. 햇살 좋은 양지녁에 앉아 경자가 가져온 빵으로 아침 식사.
특히 나는 깨찰빵이 맛있었다.
군데군데 쉴 공간이 많아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아래의 서울.
미세먼지가 깨끗이 사라진 서울의 모습.
추른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파란 하늘.
아차산은 유난히 분재처럼 멋진 자태의 소나무가 많았다.
용암이 분출할 적을 상상하게 하는 화강암 바위들도 참 편안하게 뉘여 있다.
제 1보루 언덕에 서 있는 나무.
편안하게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인적 드문 바위위에 텐트를 설치하는 친구들.
폴더만 이어놓으니 단박 집이 한채 완성되었다.
다양한 반찬.
곱창전골 준비.
걷기 아까운 보금자리.
긴고랑위에서 조망을 한 후 단체사진.
오늘도 함께 산행할 친구가 있어 행복한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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