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시원한 그늘의 아차산 둘레길.

푸른비3 2020. 6. 14. 18:35

2020. 6. 14. 일.

 

일찍 찾아온 더위에 지친 요즘.

조용하고 그늘진 숲길을 찾아 아차산 둘레길을 걸었다.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만나 생태공원을 지나

평소 잘 다니지 않았던 오솔길로 들어 섰다.

 

여러번 아차산을 올랐지만 이렇게 호젓하고

울창한 숲으로 그늘진 길은 처음이었다.

가까이 사는 나보다 멀리 북한산 근처에 사는

정희친구의 추천으로 선택하였는데 탁월한 코스였다.

 

오늘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산행이라 정상에 오르기 보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외진 장소를 찾아 푹 쉬고 오기로 하였다.

한 시간 쯤 산행을 한 후 우리는 넓직한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그곳은 바람이 통하는 길인지 너무 시원하였다.

 

항상 친구들에게 먹이기를 좋아하는 난희친구. 정희친구가

준비한 갖가지 먹거리에 오늘도 풍성한 점심상 차림이었다.

남자친구들이 준비해온 막걸리로 기분이 상승된 친구들은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나서서 순번을 지키라고 하였다. ㅎㅎ

 

항상 조용한 여성의 이미지를 지닌 정희친구는 창을 배웠던 모양.

친구들의 권유에 일어나 창을 한 곡 하였는데 정말 잘 하였다.

동호친구. 호일이 친구가 각각 주머니가 열려 10만원이 모금되니

여자 친구들은 신이 나서 덩싱덩실 춤까지 추었다.

역시 돈의 위력은 대단하였다.

 

이어서 호일이. 동호 친구가 노래하였는데 남자친구들의 노래 솜씨는

상금을 받을 실력은 아니고 들어주는 것만으로 만족하라고 하여 또 한바탕 웃었다.

이어서 한 바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라고 하였지만 모두 사양하였다.

이런 좋은 분위기에서 나는 못 부르는 노래지만 <얼굴>을 한 곡 불렸다.

역시 마음 먹은대로 노래가 나오지 않아 조금 미안하였다.

 

배도 부르고 바람도 솔솔 불어 오니 자리를 깔고 한 숨 자고 싶었다.

친구들 이야기 꽃을 피우는 소리 들으면서 나는 잠깐 잠속에 빠졌다.

나뭇잎에서 벌레가 나오면 어쩌나 두려운 생각도 들었지만

모처럼 땅의 기운을 받으며 한 숨 자고 일어나니 가뿐하였다.

 

내려오는 길은 키 큰 소나무 숲이 멋지게 조성되어 있었다.

다음에는 혼자서라도 이곳에 와서 솔바람속에서 한나절을 보내야겠다.

내려와 보니 오른쪽 길은 눈에 익은 아차산역으로 가는 길이라

친구들과 작별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려고 하였는데,

오늘 산행이 조금 짧았으니 집까지 걸어가고 싶었는데,

집까지 1시간을 넘게 아스팔트 길을 걸었더니 발이 아파 후회가 되었다.

 

발은 아프지만 처음으로 아차산에서 집까지 걸어온

나 스스로에게 대단하다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었다.

오늘도 친구들이 있어서 즐거운 산행이었다.

친구들아. 다음 주도 반가운 모습들 만날 수 있기를 바래.

 

 

막걸리와 다양한 안주.

 

김정희의 민요 한 자락.

 

동호의 노래 한 자락.

 

난희의 노래에 만추 춤을 추는 정희친구.

 

누워서 올려다 본 하늘.

 

일어나기 아쉬웠지만 친구들을 따라 솔밭길로 하산.

 

키 큰 소나무로 잘 가꾸어진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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