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한겨울 베트남 여행 16-베트남 국립미술관

푸른비3 2019. 1. 20. 12:02

2019.1.17. 목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카운터에 맡기고 호텔을 나섰다.

룸메이와 각자 가고 싶은 곳을 가기로 약속하였지만 막상 혼자 나서려니 걱정이 앞섰다.

룸메이트가 마음을 바꿔 같이 미술관으로 가 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만의 바램이었다.

룸메이트는 오전에는 룸에서 뭉기적거리다 느지막히 햇살 받으며 걷고 싶다고 하였다.


배낭에 물과 바나나 2개. 우산과 가이드 북을 챙겨 넣고 카운터에서 안내도를 받아

호텔을 나섰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방향도 알 수 없어 택시를 타기로 하였다.

호텔 앞의 은행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렸으나 빈 택시가 보이지 않아 은행 경비에게

지도를 보이며 어디서 택시를 타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오토바이를 타라고 하였다.


경비원은 오토바이를 불러 연결을 해 주었는데 그는 미술관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다시 지도를 꺼내 보여주자 알겠다고 타라고 하였는데 어쩐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다시 확답을 받고 요금을 물으니 5 만동이라고 하여 3만 동 아니면 아 가겠다고 하니 OK.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 탔는데 내 몸이 무거우니 한번에 올라가기도 힘들어 뒤뚱거렸다.


안전모도 쓰지 않고 혼잡한 거리에 나서니 내가 너무 무모한 짓을 저질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호도 없는 거리를 오토바이와 차량은 서로 먼저 가겠다고 경적을 울리는데 내 옆으로

스쳐가는 오토바이에 혹시 다리라도 다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아저씨 등에 바짝 붙었다.

아저씨는 곡예 운전을 하여 어느 건물앞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이 정말 맞나? 의심스러웠다.


입구에 내려 살펴보니 황갈색 건물이 책속의 베트남 하노이 국립미술관의 건물과 같았다.

미술관 입장권은 별관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가져온 예술인 카드를 제시하였다.

예술인 카드는 미술관에 따라 적용되는 곳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는데 이곳은 안되었다.

티켓값 4만 동은 우리돈으로 2천원이니 아주 싼 값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꺼이 구입하였다.


이른 시간에 도착하였더니 아직 방문객이 없어 혼자서 1층 전시장부터 구경하였는데

베트남의 역사적인 유물들만 전시되어 있어 혹시 이곳이 역사박물관이 아닌가 의심되었다.

1층의 전시장은 대충 둘러 보고 회화가 보고 싶어 바쁘게 2층 회화 전시실로 올라 갔다.

계단을 올라가니 나무 바닥이었는데 반질반질 손질이 잘되어 있고 여러개의 방으로 나눠 있었다.


캔버스에 그려진 우화와 수채화를 기대하였는데 전시실의 그림들은 모두 반질반질하였다.

작품앞에서 작가명, 제목과 함께 재료가 락커라고 되어 있어 나에게는 퍽 생소하였다.

라커가 무엇일까? 아크릴도 아니고?....그림을 보는 동안 그게 옻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무판에 옻칠을 하고 조각도를 조각을 한 작품들도 많았는데 모두 작품성이 높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린 작품도 많았지만 베트남 전쟁에 대한 기록화의 그림도 많았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 수묵화 그림이 많으리라 생각하였는데 수묵화 그림은 보이지 않았다.

약간의 수채화와 현대적인 기법으로 그린 유화도 있었지만 눈에 뜨이는 것은 옻칠 그림들이었다.

전쟁에서 돌아온 부상당한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를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 가슴이 찡하였다.


그림 한 점 한 점 들여다 보느랴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배고픈 줄도 모르고 그림을 보았다.

배낭을 라커에 넣고 왔는데 목이 말라 여직원에게 물을 마시는 곳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패트병의 물으 주면서 마시라고 하여 감사한 마음에 호주머니의 쿠키를 주었더니

거절하여 머쓱한 마음으로 다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물병이 입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였다.


전시장을 다 돌아보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오후 2시. 세상에....무려 4시간이나 그림을 보았다.

혼자 미술관을 찾지 않았다면 이렇게 긴 시간을 그림 감사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디 들었다.

그 다음 가야 할 곳이 많아 점심은 배낭에 넣어온 바나나 2개로 해결하였으나 배고프지 않았다.

마음이 풍요로우니 육체적인 배고픔도 느껴지지 않는구나 생각하며 레닌 광장으로 향하였다.




    *      *       *      *

베트남 국립미술관은 베트남 최대의 미술관으로 2개의 빌딩으로 나눠져 있다.

본관 1층에는 베트남뿐 아니라 베트남에 영향을 미친 동남아시아의 고대 미술품들이,

2층부터 베트남의 근현대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베트남 특유의

옻칠화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 많으며 별관에는 민속 장식품과 의복들이 전시되어 있다.



참고 서적 :셀프트레블 베트남.

               정승원 지음.

               상상출판.


베트남 국립미술관 전면.


미술관 정원.


미술관 입구.


티켓 (4만 동)은 옆의 부속건물에서 팔았다.


이곳은 예술인 패스가 적용되지 않아 티켓을 구매하여야 했다.


1층 전시실.


















1층의 전시품은 미술관이라고 하기 보다 박물관 같았다.


2층의 복도.


2층 창에서 내려다 본 정원.


2층이 회화실이다.



베트남 특유의 옻칠화 기법을 이용한 작품이 이채로웠다.



옻칠을 한 위에 조각도로 새긴 그림.


농사짓는 모습을 새긴 그림인데 아주 섬세하였다.


베트남 전쟁을 옻칠로 그린 그림.








여름밤 냇가에서 노는 어린이들의 모습.
















공동으로 마을 공사를 하는 모습.






어린이와 초치민.










전쟁에서 부상당한 아들의 다리를 치료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가슴을 찡하게 하였다.

































현대 회화실.












유화.
































현대회화실에서.






실크에 그린 수채화.









































































점심도 긂고 그림을 4시간이나 보았지만 마음은 너무나 풍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