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 24. 토.
첫눈 내린날 아침,
무심코 창문을 바라보다 "어머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내가 잠든 사이에 축복처럼 소복히 눈이 내린 것이다.
내가 지른 탄성에 스스로 살짝 부끄러웠다.
서울에서 눈이 내리면 생활하기 불편한데
무엇이 좋아 그렇게 환호성까지 지르게 하였을까?
내 고향 남쪽 바다에는 눈구경하기가 싶지 않았다.
어쩌다 살푼 눈이 내리면 곧 녹아버려
흰눈이 쌓인 풍경은 언제나 포근한 형상으로 다가온다.
아침을 먹기 바쁘게 사진기를 챙겨 집을 나섰다.
고궁에 눈이 나리면 어떤 환상을 줄까?....기대하면서.
막상 경복궁역에 도착하니 눈은 그치고 길만 질척였다.
조금 더 일찍 집을 나섰더라면....하는 아쉬움속에
경복궁, 창덕궁. 창덕궁 후원을 돌아 보았다.
내친 걸음에 창경궁까지 걸으면서 눈 사진을 담아왔다.
경복궁 담장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아가씨들은 베트남 아가씨들이었다.
대부분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고궁에 눈이 내린 모습이 퍽 인상적일 것이다.
여기 까지는 경복궁.
여기까지는 창덕궁.
후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도로에 떨어진 단풍들.
가을과 겨울이 공존한 후원.
여기 까지는 후원.
여기 까지는 창경궁.
이곳에 오니 어느새 쌓인 눈도 거의 다 녹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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