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영화 <체실 비치에서>

푸른비3 2018. 10. 7. 10:46

체실 비치에서

2018.10.4. 11:25AM

롯데시네마 건대점.



긴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니 한국은 어느덧 가을의 문턱이었다.

전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덥던 여름이 살짝 아쉬워지기까지 하였다.

추석을 맞이한 극장가는 안시성. 명당.  협상등 흥행을 노린 한국영화들이

점령하였고, 내취향의 영화는 딱 이 영화뿐이어서 내용도 모르고 들어갔다.


1962년 반핵운동 모임에서 만난 두 사람 플로렌스(시얼샤 로넌)와 에드워드(빌리 하울)은

첫 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만나기 시작하였지만 두 사람의 배경은 너무 달랐다.

록큰 롤 음악을 좋아하는 에드워드와  에니스머 4중주단의 바이얼린 주자 플로렌스는

서로 다른 점에 매력을 느끼고 순서대로 결혼을 하였지만 모든 면에서 너무 서툴었다.


친지들의 축복에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 여행을 떠난 곳이 체실 해변이다.

그곳의 멋진 호텔에서 두 사람은 첫날밤을 맞이하지만 어색하고 긴장된 순간들이다.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고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지만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에드워드의 성급한 마음에 플로렌스의 원피스 지퍼도 맞물리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급기야 플로렌스는 어릴적에 당하였던 성폭력의 기억이 떠 올라 에드워드를 밀치고

해변으로 나가는데 에드워드는 그런 그녀를 막지 못하고 뒤늦게야 찾아 나선다.

자잘한 조약돌이 널린 해변의 자그마한 목선 한 척은 플로렌스가 곧 떠날 것을 암시한다.

그들은 결국 서로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첫날밤도 치루지 못하고 각자의 길로 돌아선다.


역사학자가 꿈이었던 에드워드는 나중에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게 되고 (결혼은?)

플로렌스는 4중주단의 단원이었던 찰스와 결혼하여 두 딸을 키우면서 연주생활을 계속한다.

먼 훗날 에드워드의 가게를 찾은 플로렌스의 딸에게 엄마의 생일 선물이라며 음반을 주고,

그녀의 평생의 꿈이었던 무대인 위그모어홀에서 연주하는 그녀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린다.



전쟁과 살인의 장면이 난무하는 요즘 극장가의 폭력 영화를 싫어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국의 전원 풍경과 함께 두 배우의 내면의 훌륭한 연기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극중에 잔잔히 흐르는 하이든과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 등 클래식의 선률들이 좋았고

특히 모짜르트의 현악 5중주속의 둔중한 첼로 소리는 오래동안 마음속을 흐르는 듯 하였다.

 


<첼시 비치에서>의 메인 포스터.



서로를 사랑하며 함께 지내고 싶어 결혼을 한 두 사람.



역사학자가 꿈이었던 에드워드.


에니스머 4중주단의 제 1 바이얼린 주자 플로렌스.


들에 핀 노란 민들레꽃을 그녀에게 바치는 에드워드.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두 사람.


에드워드의 시골집을 찾아가는 플로렌스.


행복한 데이트의 순간들.


함께 손을 잡고 영원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었던 두 사람.


아름다운 강가에서 시간을 즐기는 두 사람.


신혼 여행 첫날밤을 보내기 위한 호텔에서 긴장하여 서툴기만 한 플로렌스..


이 영화의 제목이 된 체실해변에서의 두 사람.


영화속의 음악을 검색하여 보았다.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3번 플렐루드.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모짜르트의 현악 5중주. K593.

위그모어홀 중앙의 c좌석.


   *      *      *     *

아래는 검색하여 올린 글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도미니 쿡
배우: 시얼사 로넌, 빌리 하울, 에밀리 왓슨, 사무엘 웨스트
장르: 드라마, 로맨스, 멜로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0분
개봉: 9월 20

시놉시스
‘플로렌스’(시얼사 로넌)와 ‘에드워드’(빌리 하울)는 친지의 축하 속에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지인 ‘체실 비치’에 막 도착한다. 해변을 거닐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숙소로 돌아온 신혼부부, 좀처럼 ‘첫날밤’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 서로를 향한 사랑을 거듭 확인하며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점점 둘 사이는 꼬여만 가는데….

간단평
저무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클래식 선율과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이 어우러지는 드라마를 보고 싶은 당신이라면 <체실 비치에서> 만큼 적역인 영화는 없을 것 같다. 지극히 사랑한 끝에 마침내 부부의 서약을 한 신혼부부가 행복 그 자체의 공간일 것 같은 신혼여행지 ‘체실 비치’에서 맞게 되는 파국을 정교하게 직조한 <체실 비치에서>는 신혼여행 첫날 하루와 그들이 사랑을 키웠던 과거를 세밀하게 교차 배치한다. ‘체실 비치’에 도착한 후 ‘첫날 밤’ 완성을 위한 신혼부부의 애정 행위 동작 하나하나는 남녀의 만남, 교제,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시간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데, 이는 신혼부부에 드리워진 장애와 그들이 맞닥뜨릴 미래에 궁금증을 켜켜이 쌓아 올린다. 의상, 분위기, 행동, 대사까지 어느 한구석 흐트러짐 없는 품격 있는 시대극인 영화는 60년대 영국의 사회상과 정서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관조적인 앵글과 묵직한 클래식 음악의 적재적소 삽입은 사무치는 회한의 감정을 한층 끌어올린다. 연극 연출가 도미닉 쿡의 장편 데뷔작으로 영화 <어톤먼트>(2007)의 원작 소설가 ‘이언 매큐언’이 동명의 소설을 손수 각색했다. <어톤먼트>에 이어 ‘이언 매큐언’의 원작 작품에 다시 참여한 시얼사 로넌은 ‘플로렌스’로, <덩케르크>(2017)에서 하사관으로 눈도장 찍었던 빌리 하울은 ‘에드워드’로 각각 분해 환희 고통 후회의 감정을 생생히 전한다.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OST에 참여, 바흐 베토벤 슈베르트를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