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8. 일. 오수 5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K B S 교향악단.
지휘. 윤현진.
피아노. 하오천 장.
프로그램
글린카 :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3번. Op.30
브람스 : 교향곡 4 번
* * * *
매주 같이 산행하는 친구들과 관악산 문원계곡 물놀이를 가기로
약속한 날과 연천D M Z 8주년 기념음악회가 겹치게 되었다.
K B S교향악단의 연주회도 듣고 싶었고 물놀이도 가고 싶었다.
계곡 물놀이 후 빨리 내려와 콘서트홀로 가면 시간이 될 듯 하였다.
음악회에 초청해 준 친구에게 늦지 않게 가겠다고 약속은 하였지만
K B S 교향악단의 연주라는 정보만 듣고, 무슨 곡을 연주하는지도 모른 채
일찌감치 계곡에서 내려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도착하였다.
물놀이를 한 후라 꾸벅꾸벅 졸면서 연주회를 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린카의 서주곡이 끝나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기 위해
무대로 나온 피아니스트는 가냘픈 체구의 올해 만 27세의 중국인 청년이었다.
길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한국인 청년과 너무나 비슷한 외모의 청년이었다.
연주곡은 고도의 테크닉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오케스트라의 서주부에 이어 피아노로 제시되는 단조의 귀에 익은 제 1주제.
영화 <샤인>의 삽입곡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멜로디로 단숨에 청중을 사로 잡았다.
특히 제법 긴 시간동안 연주된 솔로 카덴짜에서 피아니스트 하오천 장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모두 연주를 멈추고 숨을 죽인 무대위를 활보하는 듯 하였다.
하오천 장은 피아니스트에게 가장 어렵고 까다롭다고 알려진 곡을 거침없이 연주하였다.
마치 거센 폭풍이 몰아치는 듯, 굿판에서 춤을 추는 듯 혼신을 다하여 연주하였다.
솔로 카덴짜를 들으면서 새삼 피아노란 악기는 '악기의 황제' 라는 말이 실감되었다.
40분 연주 시간동안 한 바탕의 춤을 추고 난 듯 그는 흠뻑 땀을 흘리는 것 같았다.
인터미션 후 연주된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은 브람스 특유의 깊은 애수가 담긴 곡이었다.
회색빛 우울과 장중함을 잘 표현하는 연주를 들으면서 역시 K B S 구나.... 생각되었다.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 곡을 연주하는 동안 특히 관악기의 음색이 아름답게 들려 왔다.
이번 연주회 동안에는 악장 사이에 박수가 여러번 터져 나와 조금 민망하기도 하였다.
물놀이 후 좌석에 앉아 나도 모르게 피곤으로 졸음이 오면 어쩌나 하는 것은 기우였다.
낮동안 친구들과 함께 산에서 맑은 물에 몸을 깨끗이 정화시켰다면,
오후에는 연주회장에서 아름다운 음률속에 내 영혼을 정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음악을 듣게 해 준 친구와 연주자, 오케스트라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기념음악회 팜플렛.
윤현진 지휘로 피아노 하오천 장의 피아노 협주곡이 끝난 뒤.
27세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열정적인 연주를 한 하오천 장.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이 끝난 후.
이번 연주회에는 특히 관악 파트의 연주가 돋보였다.
가까이 사는 동생과 함께 연주회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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