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봄날은 간다.

푸른비3 2008. 4. 3. 19:02

 

지난 초겨울 공군에 입대한 조카가

진주 근처 공군 훈련원에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서울에서 동생이 아들 면허를 온다고

연락이 왔다.

 

아침부터 종일 비가 흩날려

어시장에서 생선회를 준비할까? 망설이다가

그냥 집근처에서 생선회를 주문하여

사천으로 향하였다.

 

봄빛에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가는

초목에게 눈을 주며 이야기 나누다가

그만 사천 IC를 놓쳐버리고

진주까지 내쳐 달려 버렸다.

 

남편은 표지판도 잘 안보고 뭐하느냐고 투덜댔지만,

나는 문산에서 사천으로 가는 국도의

벚나무길이 아름다워

속으로 ㅎㅎ 연방 웃음을 흘렸다.

 

딱딱해 보이는 검은 나무가지에

어떻게 저렇게 눈부신 하얀빛을 감추고 있었던가?

경이롭고 신비스럽기만 하였다.

 

오후가 되자 종일 비가 오리라는 예보와는 달리

밝은 햇빛이 어찌나 도탑고 좋은지....

3시가 조금 지나자 면회나온 가족들이

하나 둘씩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조카도 거수경례를 하고 돌아서 가는데

동생은 아들아~ 하면서

몇번이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게 한다.

 

ㅎㅎ

나도 처음에 아들 보내고

아들의 빈침대만 바라보아도

눈물을 찔금거렸지?

 

겨우 2년전의 일이었는데

어느덧 까마득히 기억속에서 지워 버리고

지금은 밥챙겨 주는 것조차 귀찮아

어서 공부마치고 장가 보내 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간사한 마음이 나에게 숨어 있을 줄이야.ㅎㅎ

 

이왕 내려 온김에 들렸다가 가라고,

떠나려는 동생 부부를 붙잡아 함께

오른 청곡사 담장에는 백목련이

소담하게 피어 있었다.

 

연못에는 원앙새 한쌍이  뛰놀고

목련꽃 그늘아래에서는 두 아이가

놀이하는 모습이 어찌나 정겨운지.

 

동동주와 파전으로 작별주 한잔 나누고

갈림길에서 미등을 깜박이며 동생부부는

서울로 떠나고....

이렇게 봄속의 하루가 기억속으로 사라져 갔다.

 

 청곡사입구에도 김덕령 추모비가 세워져 있엇다.

 

 청곡사 아래로 남편과 동생 부부가  오르는 모습.

 

 대웅전 앞의 남편과 제부.

 

 사라진 절의 규모를 말해주려는가? 할미 산신각 아래의 주춧돌.

 

 사철 푸르기만 한 소나무도 봄이면

이렇게 연한 연두빛.

 

 명자꽃도 곧 망울을 터뜨릴 듯.

 

청매화가 이곳에서는 늦게 피는것 같다. 

 

 할미 산신각안의 모습.

 

 

청곡사의 보물 후불탱화. 

 

 목각으로 만든 대법천왕과 제석천왕상.

 

 

 

 

  

 

 

 

 빛나는 꿈의 계절을 노래하는 듯한 백목련.

 

 청곡사의 옆모습.

 

 금슬좋은 원앙 한쌍.

 

 

 꽃그늘 아래의 두 아이.

 

 

 

 가지가 아래로 늘어진 벚꽃. 아직 조금 이르지만.

 

 정체되는 남해고속국도 차속에서.

 

 봄은 어디에서나....

 우리 아파트앞의 활짝 핀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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