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초가을날 갈마봉 걸으면서.

푸른비3 2007. 9. 19. 05:37

매월 3째 일요일은 우리 걷기 모임의

정기 걷기 모임이 있는 날이다.

 

전날 폭우가 쏟아졌고,

태풍' 나리'가 북상한다고 하였기에

일요일 아침까지도 모임에 나가야 할까?

망설이다가 친구의 전화를 받고서야

그래 빗속길도 한번 걸어보자....

하는 마음이 들어 찬밥 한술 도시락에 담아

약속 장소로 나갔다.

 

추석전이고, 비소식으로 회원들이

몇명 모이지 않았고, 더 이상 올 사람이

없을것 같아 우리는 출발하였다.

 

경남대를 지나 밤밭고개 오르는 길은

오르막 경사가 급하여 참 위험한 길이었다.

이곳에서 큰 화물차가 브레이크 파열이 나

대형 사고가 일어낫던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긴장이 되었다.

 

마산은 오래 된 도시라

도로가 좁고 인도와 차도의 구별도 잘 되어 있지 않아

보행하기가 쉽지 않은 도로가 많다.

 

가포가는 길 전에 국군 통합 병원이 있던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차량의 통행은 많아졌지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인도나 산책길은 없다.

 

비탈길에 그나마 계절에 따라 화분을 늘여 놓아

눈이라도 즐겁게 해 주니 다행이다.

마산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이런 길을 걸어 가포에 가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청량산과 갈마봉이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갈마봉을 돌아 가포 해안가를 걷기로 하였으나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바닷길은 걷지 못하고 돌아왔다.

 

 내년 말에 완공될 마창 대교 공사가 한창인 곳도

지나고, 빗물이 불어난 논길도 걸으면서

오래만에 풀냄새, 나무냄새

푸른 물이 들 정도로 실컷 마시고 돌아온 하루였다.

 

  

 

 

 밤밭고개 오르는 비탈길에 그나마 이렇게 화분을 심어 눈길을 즐겁게 해 주었다.

 

 초록이 아직 강한 숲이지만, 어느새 내 마음에는 초가을 냄새가 베여 있는 듯 하였다.

 

 갈마봉 오르는 산책로.

 

 고개를 넘어서니 이렇게 강처럼 보이는 마산 앞바다가.

 

 어제 내린 비로 촉촉히 젖은 숲길.

 

 

 가고파 바다를 안고 있는 마산 시내 전경.

  

이곳에서 부터 등산이  시작되는 듯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다음날 결혼식을 할 지혜씨가 오늘의 모델.

사람의 일생 중 이때만큼 행복할 때가 과연 있을까?

누구에게나 축복을 받으면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연인 사이가 바로 이 약혼 기간이 아닐까?

그들의 모습 하나 하나가 모두 아름다웠다.

 

 한가로이 배들이 떠 잇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마산만.

 

 

 

 버섯들.

 

 국군통합 병원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갈마봉.

 

 

 

 갈마봉에서 바라본 마산만.

 

 지혜씨는 무얼 생각할까? 달콤한 신혼생활?

 

 농구 선수같은 이번에 처음 만난 대학생 회원.

 

 진실곰 원장선생님의 뒷 모습이 어쩐지 외로워 보이는 것은

내가 외롭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 걸까?

 서울에서 시집온 새댁은 바다를 보며 무엇을 생각하였을까?

 

 

 

 

 

 비맞는 게 좋다면서 몇명 사람은 흠뻑 비를 맞으며 내려갔다.

 

 

 마창 대교가 건설중인 곳도 지나고.

 

 다랑이 논에도 점점 가을빛이.

 

 

 

 마창대교 공사장을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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