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한국인에게 무엇이 있는가?

푸른비3 2007. 1. 30. 06:14

나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물론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과 경험을 책을 통하여

얻기도 하지만 그것도 즐거움 속의 한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자연히 소설 위주의 책을 읽게 된다.

이번의 이 책은 친구의 권유로 반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하였는데

읽을수록 즐거움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지은이 홍일식님은 고려대 총장을 지내신 분으로

도덕 재무장, 교육 개혁운동을 펼치신 분이었다.

1936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국어 국문학을 전공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으셨다.

 

고려대 문과대학 교수로 재임시에 '중한 대사전'

'한국문화사대계'등 실로 많은 업적을 남긴 분이셨다.

이번 서울 방문시 친구의 권유로 고려대학 박물관을

찾기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관심있게

박물관 진열품을 보았을 것을....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초판이 1996년이니 10년전의 책이니

21세기를 사는 현시점의 관점에서 보면

좀 뒤떨어지지 않는 시각일까? 염려하였지만

바로 이 시대에 그대로 적용해도 좋을 명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전 뉴스 시간에

우리 한국이 미래를 이끌어 갈 주역이 될것이라는

외국 인류학자의 예언이 있었다는 내용을 들었다.

그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민족의 미래에 대한 이러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우리에게 어떤 저력이 있는가를 깊이 연구하고

그것을 현시대에 맞게 접목시키고 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상황은 그리 희망적이 아니다.

빈부의 극심한 양극화. 끝없이 치솟는 부동산 가격,

청년 실업문제, 앞으로 바싹 다가온 선거, 남북분단의 현실등등

많은 악재가 우리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이 시기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우리 민족이 아닌가.

 

지은이를 그 저력을 유교의 사상, 특히 孝에서 찾으려고 하였다.

유교의 발상지는 중국이고, 중국의 지배적인 철학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인의 삶을 지배하는 철학은 도교인 셈이다.

 

중국은 아편전쟁, 신해혁명, 문화 대혁명등 공포와 혼동의 시대를

거쳐 오면서나온 생존의 지혜가 바로 모든 게 다 좋다는 식의

모호함, 겉다르고 속다른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높히 사는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현실에 와서는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유교의 사상을 배워가야 할 정도가 되었다.

 

 

우리민족에게 무엇이 있었기에 수천년동안 고유한 영토를 확보하고,

교유한 주권을 지니고, 혈통의 순수성을 보존하고

독자적인 문화와 언어를 지켜 올 수 있었을까?

지성의 힘, 문화의 힘으로써 중국과 평화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을 도모해 왔다고 지은이는 말했다.

 

孔孟사상은 중국의 빈번히 교체되는 왕조가운데 변하지 않는 통치철학이었기에

우리 조상들은 재빨리 공맹사상을 수입하여 본산인 중국보다도 오히려

더 깊히 연구하고 더 철저히 실천하였다.

강자인 상대방의 논리로써 강자 스스로가 발목을 잡게 만드는

논리를 이용하여 우리는 독자적인 나라로 생존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민족은 그 시대의 보편주의를  수용하여,  우리 자신을 무장하고,

안주함으로써 생존을 도모하였다.

또한 세계적 보편성을 수용하는데에 기민성을 발휘하여 왔다.

法은 세계적 보편성이고 도리는 한국적 특수성인데

우리민족은 이것을 조화롭게 잘 접목하여 생활해 왔다.

 

보편성을 외면한 채 특수성 안에서만 갇혀 있을  때

세계속에서 나의 생존조차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세계와의 교류속에서 나의 생존을 확보 할 수 있고

현실유지도 가능하게 된다.

세계적 보편성과 한국적 특수성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킬 때 우리는

세계화 될 수 있다.

 

유교에서의 禮는 겸양지심과 공경지심이다.

孝사상은 우리 민족 고유의 부모와 조상숭배사상에서 나왔다.

효사상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이타주의를 본질로 삼고, 인내주의와 절충주의, 평화공존주의를

이상으로 삼는 생활철학이다.

 

우리에게는 이 효사상이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에 희망적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우리 민족적 자아의 위상을 확인하고,

우리 민족 특유의 저력과 남다른 자질을 잘 발휘한다면 우리가

21세기인류문명의 견인차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     *     *

이 책을 읽는 동안 메모도 많이하고 아주 흥미있게 읽었지만,

워낙 내 사고가 논리적이 되지 못한 사람이기에

막상 독후감을 적으려고 하니

마음만 앞서고 문장의흐름이 매끄럽게 되지 못했다.

평소 신문 한 줄도 읽지 않고

TV뉴스도 그냥 흐르는 시간속에 귓등으로 듣는 내가 아니었던가.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감히 쓸 생각을 하다니....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책을 나에게 권하고 독후감 숙제까지 명령한 친구에게 감사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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