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왕의 남자'를 보고

푸른비3 2006. 1. 5. 14:02

새해 들어 처음으로 보는 영화를 무엇으로 볼까?

많은 사람들이 '킹콩'을 권하였지만, 그런 영화는 곁에

멋진 남성과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막연히 조선시대 최초의 궁중 광대를 다른 '왕의 남자'를 찜하였다.

 

영화를 보기전에 '왕의 남자'에 대한 설명이라도 좀 보고 올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중의 녹수라는 왕비가 나오자, 아차, 이건 조선시대의

실제 있었던 일을 극화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장녹수는 TV사극에서도 방영하였지만,사실 난 어느 임금시대의

여인이었는지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국사에 무지한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연산군은 중종반정으로 왕위에서 쫒겨난 임금이기에

실록에서도 사실 그의 인물을 정당하게 평가하였던 것 같지 않다.

연산군의 사후에 쓴 실록이지만 아무래도 중종반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폄하한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란, 어느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참 많은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조선시대의 왕조의 순만 입으로 줄줄이 외웠기에

"예성연중 인명선...."

성종의 아들이 연산군이었을까?

이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지, 그가 정말 얼마나 패륜을 범하였는지는

모르겠다.

그의 어머니 윤비가 사약을 받고 자결하였고, 죽어서 그의 아들이

지나가는 곳에 묻어 달라고 하였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자기의 친모가 후궁들의 이간질에 억울하게 사살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그냥 무덤덤 넘어갈 자식이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지극히 인간적인 면을 보여 주는 왕이 아니었을까?

 

첫 장면은 조선시대의 화가가 그린 풍속도가 나왔다.

광대들이 피리를 불고 상모를 돌리고 줄을 타는 모습을

생생히 그린 그 화가는 신윤복일까?

어디에서 본 듯한 그림인데 작가를 모르겠다.

배고픔만 면한다면 어디서 광대를 하여도 상관없다는 장생.

그는 공길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는 것 같았다.

공길은 타고 난 미색으로 남창의 신세를 면치 못하였지만,

권력에 대한 탐욕을 있었던 모양이다.

종4품 희락원이라는 벼슬까지 받았다고 하였다.

천한 광대가 그런 벼슬에 올랐으니 자신의 꿈을 이룬 셈이니

장생의 그만 궁에서 나가자는 권유를 귀담을 리가 없을 것이다.

 

장녹수는 그녀대로 공길에게 질투를 느꼈을 테고

그래서 그의 언문체를 모방하여 임금에 대한 비방을 방을

증거로 그를 몰락시키려고 하였다.

극중의 연산군의 눈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나라의 왕이지만 사직과 종묘,선왕등등

많은 긴장속에서 살았던 인물이 아니었을까?

오히려 천한 광대가 되어 떠돌이 유랑 생활을 그리워 하지는 않았을까?

남자는 어른이 되어도 항상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하는 걸까?

그래서 임금의 지위에 있어면서도 녹수의 치마폭을 파고 들고

영원한 생명을 구하듯 젖을 빨고 싶어하는걸까?

 

이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다시 한번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볼 영화 '킹콩'은 과연 누구와 볼까?

남편에게 어제 저녁에도 같이 가 보자고 하였지만

자꾸 미루기만 한다.

나의 멋진 남자가 억지로라도 되어 주면 좋을텐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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