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중미 배낭 여행-99. 사탕수수 감시탑

푸른비3 2025. 2. 5. 11:17

2016.11.30.수.

 

새벽 3시에 눈을 뜨서 알 수 없는 둔중한 진동음에 잠 못 이루고 뒤척였다.

나이가 듦에 따라 많이 둔해졌지만 때로는 내가 예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룸메이트는 전혀 불편을 못 느끼고 잠을 잘 자고 있는데 나는 왜 불편한지.

여행의 막바지인데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침 7시에 야채죽을 끓여 먹고 집을 챙겨 주인 부부와 작별을 하였다.

쿠바의 중북부에 위치한 산타 클라라로 이동하는 도중 잠시 멈추었는데,

그곳은 식민지 시절 사탕수수밭의 노동자들을 감시하였던 감시탑이었다.

드넓은 들판에 높이 세워진 회색빛 둥근탑은 어디서나 잘 보였다.

 

감시탑으로 가는 길목에는 수예품들이 마치 하얀 광목천을 말리는 듯

바람에 펄럭였는데 이제는 더 이상 수예품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어제 마요르 광장 근처에서 산 커다란 식탁보와 러너를 괜히

욕심에서 샀다는 후회를 하게 되었으니 그것들을 도로 팔고 싶었다.

 

감시탑으로 올라가기 위해 줄을 섰는데 2세우세의 입장비를 내야만 하였다.

차례를 기다려 뱅글뱅글 나선형의 나무 계단을 올랐는데 몹시 힘들었다.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내려오면 난간에서 잠시 멈추어서 기다렸는데

멀리 넓은 사탕수수 밭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위로 오를수록 폭은 좁아지고 시야는 넓어져 멀리 까지 눈에 들어왔다.

사탕수수밭 노예로 끌려온 노동자들은 혹독한 노동을 견디지 못하여

가끔 탈출을 하였는데, 이 감시탑은 탈출하는 노동자를 감시하였던

슬픈 역사의 현장인데 탑의 모양이 아름답게 보이니 아이러니했다.

 

 

 

 감시탑으로 가는 길목의 수예품 거리.

 

 뜨게질 등 손으로 만든 식탁보.

 

 마치 흰 빨래를 말리는 듯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였다.

 

 전망대를 오르면서 층계참에서 바라본 주변의 풍경들.

 

 그 옛날 노예들이 도망하면 이 감시탑에서 환히 보일 것 같았다.

 

 위로 오를수록 좁아진 나무 계단.

 

 둥근 아치형의 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엿다.

 

  

 

  모처럼 친구 3명이 함께 만나 기념사진.

 

 다시 내려오면서 내려다 본 수예품 거리.

 

 

 

 한국에서 몇 년 살았다는 독일 아저씨는 한국어를 참 잘 하였다.

 

 

 

 농장주변의 부겐베리아.

 

 깨어진 솥.

 

 

 농장은 이제는 관광객을 위한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

 

 

 벽에 걸린 그림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카페.

 

 저 아래 원두막에서 음료수를 팔고 있다.

 

 발코니 레스토랑.

 

 원두막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남자 한 분이 나를 불렸다.

 

 나무의 올빼미를 손에 올려 사진을 찍게 하고는 돈을 요구하였다.

 

이제 이곳에서는 친절도 무섭게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