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홀로세 (황인호 전시회)

푸른비3 2024. 12. 25. 20:56

2024. 12. 25. 수.

 

홀로세(황인호 전시회)

2024. 12. 25 ~30

경인미술관 3관.

 

예솔회의 기획초대전 오픈식을 마치고

아직 갤러리 문닫을 시간이 조금 남은 듯하여

내가 즐겨 찾아가는 경인갤러리로 찾아갔다.

 

경인갤러리의 3관의 홀로세 전시.

붓으로 그린 그림인가 하였는데 염색 작품이었다.

벽면에 전시된 작품의 색상이

참 조화롭고 은은하구나....생각되었다.

 

전시실의 한 쪽면에 설치된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색색의 염료가 담긴 비닐팩에 길고 가는 관으로 연결된

마치 입원하여 수액을 맞는 장면을 연상시켰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니 나무 가지 거치대에 걸린 

길고 가는 관을 통하여 바닥에 놓인 캔버스천위로

붉은 물감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떨어진 물감이 만든 자연의 작품이었다.

 

놀라운 작업방식에 입구의 안내석에 앉아 있는 작가님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설명을 해 달라고 하였다.

사실 나는 홀로세라는 타이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작가 황인호님은 기꺼이 설명해 주셨는데,

자신의 작품들은 신석기 시대를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인류가 계급없이 살았던 신석기 시대.

 

그는 염료의 재료를 모두 자연에서 채취하며

그의 작품들은 붓으로 그리지 않고 자연이 만든다고 하였다.

"아. 시간이 만들구나...." 하고 내가 말했다.

 

시계를 보니 6시 가까운 시각.곧 문을 닫을 시간이라

"이 팜플렛을 볼테니, 어서 마무리하고 퇴근하세요." 하고

책상위에 놓인 팜플렛을 들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HOLOCENE (나는 짐작으로 홀로세네? 하고 읽었다)

화집 속 틈틈이 ...2500년 전, 우수의 이른 아침이다.

밤새 보슬비가 내려 축축해진 거무튀튀한 헌 이엉에서

눅눅한 찬 공기가 움집 내부로 스멀스멀 스며든다.

 

...마을은 북풍을 막아 주는 칠성아기 담오름과 남에서 몰아치는

여름 태풍을 막아 주는 엉알오름 사이에 흐르는 작은 산 물

계곡 억새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용천수와 바당물이 밀물과 썰물과 같이 영겁의 줄다리기를 하는

조용하던 검은 모래 해변에 나타난 빛을 가진 당골과 그를 따르는 

자들이 이룬 큰 마을은 두려움이자 경계의 대상이었지만....

 

빛을 가진 자와 그 세력들이 마을을 급습해 마을을 불태우고

살육과 납치와 파괴를 저지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남쪽 오름의 큰 폭발과 함께 검은 화산재가 온통 하늘을 뒤덮었다.

<홀로세의 사랑>이라는 글이 수록되어 있었다.

 

아마도 작가 황인호님이 쓴 소설이 아닐까?  짐작만 하고

뜻도 알 수 없는 <홀로세>를 검색해보았다.

 

신생대 제4기의 마지막으로 ‘완전하고 조화로운(Holo)’ 시대(cene)를

의미하는 홀로세(Holocene)이다.

빙하기가 끝나고 따뜻한 시기가 도래한 약 1만 년가량의 시간,

비교적 안정된 대기와 일정한 해수면.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구 시스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한 나머지,

홀로세라는 이름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이제는 홀로세가 아닌 새로운 지질 시대

'인류세'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하는데...

과연 우리는 새로운 지질 시대를 맞이할까?

홀로세는 종말되는 게 맞을까? (네이버 검색하여 펀글)

 

미래 과학자들은 지구는 인간의 탐욕(과도한 온실가스 배출 등)

으로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된다고 하였다.

지금의  홀로세가 끝나면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고 하였다.

 

우리 세대가 호모 사피언스의 마지막 세대라고 하였는데,

과연 인류세에 등장하는 인류는 어떤 존재들일까?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교수 제프리 한턴(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은

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였는데 미래는 어떤 세상이 될까?

이 전시를 통하여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야겠다.

 

 

 

전시장의 조형물.

캔버스에 떨어지는 염료가 그린 그림.

 

천연염료를 사용하여 색상이 깊고 은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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