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6.수.
선거 참관하는 날 아침식사 시간을 이용하여
근처에 있는 봉은사 산책길을 나섰다.
안개같은 능개비로 몸은 촉촉하게 젖었들었고
문득 가을이 깊었구나 생각되며 추위에 몸이 떨렸다.
서울 강남의 노른자땅.
건너편 현대적인 인터네셔날 호텔과는 달리
단청으로 색칠된 날아갈듯 서있는 일주문을 들어서자
아침기도를 나온 신도들이 타고온 승용차들이
넓은 절마당에 여러대 주차되어 있었다..
입구는 탑의 보수공사로 어수선하였다.
내가 즐겨가는 산책로도 일부 구간이
출입금지 팻말을 앞에 세워 들어갈 수 없었다.
불이문을 지나 주차장을 가로 지르면 나타나는
하늘로 높이 솟은 늠름한 자태의 소나무와
어깨를 가지런히 맞대고 줄지어 서있는 기와 담장과
고풍스러운 비각과 판전. 범종각 등이 나타난다.
조선 후기 문인 화가 추사 김정희의 판전 현판.
서예에 무지하여 보아도 잘 모르지만
봉은사를 찾으면 마치 추사를 뵙고
문안인사를 드리는 것처럼 꼭 판전 현판 앞을 서성인다.
판전 안에는 철종 8년에 그려진 신중도.
고종 23년에 그려진 비로자나불화가
모셔져 있다고 하지만,
이곳의 출입가능 시간이 오전 9시 10~40분,
11시 30분~12시 까지 제한되어 있으며
참배객은 삼배만 가능하다고 하니
늘 현판 판액만 보고 돌아서야 하니 아쉽다.
오늘은 대웅전 뒷편의 산책로마저 가로 막겨,
반만 걸어갔다가 되돌아 냐려와야 했으니
더욱 마음이 안타까운데,
그나마 도심의 한복판에 이런 공간이 있음에 감사하였다.
봉은사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