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힐링 걷기 : 온수역~ 광명사거리역

푸른비3 2024. 10. 10. 22:03
2024. 10. 9. 수.


<오늘의 코스:온수역~푸른수목원~천왕산~개웅산~광명사거리역>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더위가 물러나고 나니
거짓말처럼 가을이 성큼 찾아왔다.


부쩍 서늘한 기온에 그렇게 무섭던 햇살이 반갑기까지 하니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며 간사한 동물인지?....


턱없이 짧아진 가을에는 틈만 나면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멀리 온수역에서 광명사거리역까지 걷는다는
공지에 고리를 잡았다.


집에서는 아무런 낌새도 없었는데
슬밋슬밋 아프기 시작하는 배.
무엇을 잘못 먹었나?
아무래도 온수역까지 가기는 힘들것 같아

도중에 하차하여 급하게 화장실로 직행.
칼같이 정시에 출발하는 유유인데 어쩌나?
그냥 배아프다고 하고 집으로 갈까?
일단 가서 얼굴을 보이고 계속 아프면 중단하고 가야지....
다시 전철에 몸을 실으니 거짓말처럼 나았다.
다행히 사랑죠님과 일행이 기다려주셨는데
나는 미안하고 송구스러웠다.


스틱을 꺼낼 시간도 없이 출발.
푸른수목원은 기대만큼 아담하고 예뻤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가시 연꽃이 피어 있었다.
아직 수련도 청초하게 피어있어 눈이 즐거웠다.
낱알이 가늘었지만 벼도 노랗게 익어 가을 분위기를 물씬.


조금씩 노릿노릿 물들어가는 잎새와 
청초한 가을 들꽃에 눈을 팔며
부지런히 걸어도
역시 내 걸음은 맨 꼴찌.


일행들은 <매번 달아나기 바쁜> 사랑죠님이
오늘따라 느긋하다고 하였는데,
아마도 걸음이 느린 나를 위한 배려가 아니었을까?


처음 만나는 유유님들이지만
함께 걷는 길에 금방 길동무가 되었다.
배낭에서 꺼낸 맛난 간식에 내 배낭의 고구마와 바나나는 
량이 적어 꺼내기가 민망하여 꺼내지도 못하였다.


천왕산. 개웅산 이름도 낯선 산을 넘어
드디어 광명사거리역 도착.
나는 이왕 먼길 온 김에
기형도문학관 탐방하고 싶어
뒷풀이 참석하지 않고 작별인사를 하였다.


오늘 이쁜 길 리딩해주신 사랑죠님
맛있는 먹거리 챙겨주신 여러 유유님.
걸음이 느린 나를 도와주신 유유님.
고장난 스틱을 펴고 접어주신 유유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마음에는 따뜻한 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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