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6. 금.
눈을 뜨니 새벽 4시.(현지 시각. 한국은 5시)
일행들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는듯하여 가만히 누웠다가
살그머니 일어나 프론트로 나가 보았더니 나처럼 아침형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창밖은 청보랏빛 어둠속에 서서히 새벽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3층 갑판으로 올라갔더니 부지런한 사람들이 아침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인 듯.
나도 몇 바퀴 돌고 2층으로 내려와 로비에 앉아 아침을 기다렸다.
첫날부터 장거리 이동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비축해야 할 것 같아 객실로 들어가 조금 더 잠을 청했다.
선상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가방을 정리하고 하선할 준비를 하였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대련항에 도착하였으나 객실에서 기다려야했다.
9시 안내방송에 따라 순서대로 하선하였는데 계단이 가팔라 무서웠다.
다행히 뒤의 건장한 남자분이 내 가방을 들어주셔서 조심조심 내려갔다.
밤새 항해한 비룡호에게 고맙다고 손을 흔들어주고 일행을 따라 가는데,
입국 심사대 근처의 여자 직원이 나를 따라 오라고 손짓하였다.
"왜이 선머?"(무슨일이냐?)하고 서툰 중국어로 물어 보고 싶었으나,
남의 땅에서는 공무원의 지시는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시로 설치된 코로나 검역소였는데, 내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하였다.
입을 크게 벌리고 아~!하고 소리 내라고 하여 시키는데로 하였다.
하얀 면봉을 목구멍 안속 깊이 넣어 검사를 하는 모양인데 무서웠다.
검사하는 것이 무서워 한국에서도 가능한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았다.
검사를 받고 나오면서 일행들 중에 내가 가장 약해 보였을까?....
전수조사가 아니고 표본조사였는데 내가 표본이 된 것이 궁금했다.
버스로 1시간을 이동하여 여순으로 향하였다.
여순은 대련 시내에서 45Km 떨어진 곳으로 요동 반도의 최남단이다.
중국의 주요 군항으로 해군 기지와 잠수함이 떠 있는 곳이다.
이곳에 일제 강점기에 항일 지사들이 갇혀 있었던 여순 감옥이 있다.
여순일아감옥앞에서 버스에서 내리니 많은 방문객이 모여 있었다.
한국인이 방문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였는데, 현지인이 많았다.
검색대를 통과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 동의 건물이 있었다.
여순일아감옥은 20세기 초 러시아와 일본이 중국 여순에 건립한 감옥으로
우리 애국 동포와 항일지사를 수감하고 처형한 곳이었다고 하였다.
총 275개의 감방에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사가 수감되고 처형된 곳이다.
규칙을 위반한 자를 가두는 어두운 암방. 안중근이 갇혔던 감방.
안중근의 유언과 어머니와 아내에게 보낸 편지를 전시한 안중근 기념관.
죄인들을 처형한 사형장소. 채소를 저장했던 저장실등을 돌아보고
너무 더워서 그냥 나가려다가 보니 저 안쪽에 독립된 건물이 하나 보였다.
안중근. 이회영. 신채호 등의 흉상이 전시된 역사기념관이었다.
약속시간이 가까워서 애국지사들의 흔적을 재빠르게 돌아보았다.
어제가 광복절이었는데 이번에는 정치적인 문제로
광복회는 따로 기념식을 가졌다고 하니 마음이 착찹하였다.
나는 복잡한 정치적인 문제는 알 수 없으나
임시정부와 광복회의 독립을 위한 활동을 폄하하고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지정하려고 하는 지금의 정부가
우리의 헌법 정신을 거스려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일본 통치시기 일본관동고등법원과 지방법원으로
사용하여 수많은 중국의 항이지사 공산당원과 한국의 민족영웅
안중근 의사가 재판을 받았던 여순일본관동법원을 찾아갔다.
사무실, 병원 등으로 사용되다 지금은 교육장소로 사용된다고 하였다.
이곳에서 영상물을 보았는데, 문득 김훈의 <하얼빈>소설이 생각났다.
안중근의 독립활동과 하얼빈에서 이토의 저격 후 이곳에서 재판을 받았구나....
생각하며, 조금전 안중근 기념관에서 읽었던 역사교육은 후세들에게
강력한 신념과 정당한 행위를 갖도록 한다는 글귀가 떠 올랐다.
참고도서:
인조이 차이나.
고승희. 노근태 지음.
넥서스북스
살아 있는 백두산
박은오/이재훈
뭉치
새벽을 가르는 여객선.
대련항.
대련항.
발전한 중국을 보여주는 대련항.
우리를 태워고 밤새 항해한 비룡호. 고마워.
여순일아감옥.
검색대 통과.
러시아가 건립한 감옥.
일본이 건립한 감옥.
여순일아감옥 미니어처.
감옥의 안뜰.
수많은 탐방객으로 혼잡하였다.
창살 사이로 들여다 본 감방.
통로가 비좁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았다.
안중근의 감방. 유리 빛의 반사로 사진에 잡히지 않았다.
사무실.
암방.
겨울에 야채를 저장했던 지하저장실.
안중근 기념관.
안중근의 어머니께 보낸 편지.
아내에게 보낸 편지.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
안중근의 처형 장소.
안중근의 글씨들.
안중근 흉상.
안중근 흉상 앞에서 기념 사진.
사력기명 평화분석.
이회영 흉상.
신채호 흉상.
안중근 흉상.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설명판.
여순 감옥 건물을 나서기 전에 찍은 기념 사진
여순일본관동법원.
고등법원법정.
중국 현지식 첫 점심을 먹은 식당.
우리가 2박을 한 여관.
휘영청 밝은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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