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4. 금.
눈을 뜨니 아침 6시.
몇 시간을 제대로 자지 못하였는데도 정신은 또렷하고 상쾌한 기분이었다.
창을 열고 주변을 바라보니 막 도시가 깨어나고 있는 모습.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출근하는 발길이 바쁘고 서울의 아침풍경과 비슷하였다.
7시 아침식사후 8시 30분에 로비에 모여서 시내관광을 하기로 하였다.
일행들 대부분은 여행 마니아들이라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하고 온 듯 하였다.
자유여행의 경험이 많은 S는 가이드북에서 멕시코 시티 부분을 찢어왔다.
나는 룸메이트와 함께 그녀와 함께 행동하기로 하였다.
우리 일행은 길잡이를 포함하여 모두 16명. 남자 3명. 여자 13명.
4명씩 조를 편성하여 간편하고 편안하게 행동하기로 하였다.
길잡이는 우리를 호텔까지만 인도하고, 투어는 우리가 찾아서 해야만 하였다.
가끔 길잡이가 우리와 함께 나가면 어미닭을 따르는 병아리처럼 종종 따라 다녔다.
지난 해 남미여행을 할 적에 미리 공부해 간 스페인어가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이번에도 여행을 결정한 후 부터 틈틈히 스페인어 공부를 하였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기억력 때문에 겨우 숫자와 인사말 정도만 할 수 있었다.
문장은 구사하지 못하여도 단어만 알아도 퍽 많은 도움이 되었다.
스페인어를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참으로 과학적인 언어라는 생각을 하였다.
모든 명사에는 남성, 여성어로 성별이 있었으며,
대부분 O로 끝나면 남성명사, a로 끝나면 여성명사인데 가끔 예외가 있었다.
동사와 형용사도 인칭에 따라 어미가 변하므로 공부하기에는 까다로웠다.
그렇지만 발음이 매우 정확하고 음악처럼 리듬을 타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특히 긍정의 뜻인 "시~!" 하는 발음은 어찌나 가볍고 명랑한지 듣기가 좋았다.
나도 얼른 스페인어를 배워. "시~!", " 엑사또~!"하고 맞장구를 치고 싶었다.
짧은 스페인어 실력이지만, 일행들은 이곳에 살아도 되겠다면서 칭찬하였다.
멕시코시티는 멕시코의 수도로써 해발 2240 미터에 위치한 고원도시이다.
더울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서늘하고 활동하기 쾌적하여 한국의 가을날씨 같았다.
연평균 기온 15도이며 연교차는 적으나 일교차가 커서 하루 중에 4계절이 있다고 하였다.
인구 천 만 명이 넘는 멕시코시티는 토쿄에 이어 세계에서 2번 째 큰 도시라고 하였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처인 차풀테펙 공원으로 가기로 하였다.
호텔 근처의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니 마침 출근시간과 맞물려 그야말로 인산인해.
곳곳에 정복을 한 경찰이 경호를 서고 있었지만 그 많은 인파를 보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가이드북에서 정보를 얻은 덕분에 우리는 제일 뒷칸 여성 전용구간을 탔다.
일행 중 3명의 남자들은 여성 전용칸을 이용할 수 없어 일반칸에 탔는데,
열차내에 들어서니 곧 호주머니로 손이 쑥 들어와 몹시 긴장하였다고 하였다.
그 혼잡한 속에서도 여성들은 아름다움을 가꾸고 싶은 모양인지
내 앞의 여인은 가방에서 조그만 찻숟가락을 꺼내서 속눈썹을 세우고 있었다.
지하철 승차권은 거리에 관계없이 5페소.(우리돈 300원 정도)
우리나라 지하철 요금이 싸다고 생각하였는데 이곳은 더 싼 요금이었다.
기계에 승차권을 넣으면 우리처럼 나오지 않고 그것으로 끝.
출구는 열려 있어 언제든지 밖으로 나오면 되었다.
다행히 마지막 칸은 여성과 어린이 전용구간.
경찰이 지키고 있어 우리 일행중의 남자들은 일반칸으로 옮겨 가야만 하였다
비엔베니도 알 보스케 데 차풀텍.
(차풀텍 숲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글귀의 간판을 읽으면서
그동안 공부한 스페인어를 확인할 수 있어 즐거웠다.
차풀텍이란 스페인어로 메뚜기라고 하였다.
공원안으로 들어가는 우리 일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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