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하늘이 이뻤던 아차산.

푸른비3 2024. 1. 28. 17:59
2024. 1. 28. 일


아차산은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이지만
무릎이 아픈 나는 쉽게 올라갈 엄두를 못낸다.


옛날 어른들 말에 "늙으면 하루하루가 다르다."
하였던 말을 요즘 실감한다.


지난해 봄까지만 하여도 아차산은 가볍게 올라갔는데
여름부터 무릎이 시큰거리더니 영 나을 기색이 없다.


친구들이 아차산에 간다는 공지를 올린 것을 보고 망설이다
다리 아픈 친구들은 둘레길을 걷는다고 하여 광나루역으로 향했다.


같은 나이 또래이지만 각자 자기 관리와 유전인자에 따라
어떤 친구는 아직 생생하지만 나는 벌써 시들시들하다.


아직 겨울의 한가운데 이지만 등뒤로 내리는 햇살이 포근하고
발밑의 낙엽은 가랑가랑 소리를 내어 참 기분좋은 산길이었다. 


대한, 소한이 지난 나무는 벌써 봄을 준비하는지  봉긋이 부풀고
찬 기온속에서도 맥문동, 마삭줄은 꿋꿋하게 겨울을 견디고 있었다.


대장간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너럭바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파아란 하늘을 유심히 흐르는 하얀 구름이 어찌나 예쁜지.....


아차산을 감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위에 걸려있는 하얀 다리는
또 얼마나 그림처럼 아름다운지....감탄을 하였다.


대성암 이정표 앞에서 산행팀과 둘레길팀을 나눴는데
가다가 돌아가더라도 나는 어쩐지 산행팀에서 걷고 싶었다.


아마도 하늘의 구름과  흐르는 강물이 나를 격려한 탓인 듯.
쉽게 생각하고 뒤에서 따라 올랐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눈앞에 버티고 선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친구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드디어 오를 수 있었다.


정말 오래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하여 마음이 뿌둣하였다.
친구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 아차산을 리딩해준 기택. 경자 진구친구. 고마워.
오손도손 이야기나누며 함께 산행한 다른 친구들도 고마워.


오늘 처음 만났지만 나에게 배낭여행의 즐거움을 전해주고
가파른 바위길에서 버팀목이 되어 준 안선친구 고마워.



 

 

오늘 함께 산행한 17명의 친구들.
 

고구려 대장간마을.
 

가장 험난하였던 바위길.
 

공덕비.

오늘 우리가 걸었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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