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1박 2일 여름휴가

푸른비3 2023. 8. 29. 23:32
2023.8.26. 토.
 
올해의 더위는 유난히 길게 여겨졌다.
입추가 지나고 처서가 지났거만 
더위의 열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올해의 여름을 마무리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영월로 향하였다.
영월에 별장을 갖고 있는 선용친구의  초청으로
13명의 친구들이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였다.
 
9시 군자역에서 합승하여 영월로 가는 길은 
마지막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한 행렬로
차량 정체가 심하여 멀게만 느껴졌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집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여행이니 도로정체 속에서도 느긋하게 즐기라는
우리를 운전기사 용식친구의 말처럼 우리는
차창으로 바라보이는 들과 산, 구름을 즐겼다.
 
일축에서 수원에서 출발한 친구들과 합류하여
간식도 먹을겸 쉬어가기로 하여 먼저 도착한 곳은
해발 453m의 충북 제일의 고갯길 제천 박달재.
 
경상도의 박달도령과 이곳의 금봉낭자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의 전설이 전해오는 박달재는 1997년
터널개통 이후 사랑의 테마 관광지로 탈바꿈하여
드라이브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우리는 각자 준비해온 간식을 나누었다.
 
제천에서부터 창밖의 풍경은 높은 산 깊은 골짜기였다.
도로가 좁도록 많았던 차량들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높은 산새와 하천과 낙랑장송이 시야를 맑게 하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도착한 영월은

코끝으로 스며드는 공기가 달콤하였다.
폐부 깊숙히 맑은 공기를 들여마시며 배낭를 풀어놓고
별장 옆으로 흐르는 계곡부터 찾아 내려갔다.
 
엊그제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 흐르는맑은 물소리는
먼저 귀부터 청량하게 씻어주는 듯하였고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벌써 온몸이 개운해지는듯 하였다.
물이 어찌나 맑고 차가운지 발을 담그고 있기도 어려웠다.
 
해질무렵 도착한 친구들과 함께 부랴부랴 밥을 짓고
각자 준비해온 빝반찬과 돼지고기 바베큐로 저녁을 먹었다.
야외에서 남자친구들이 서빙해주는 불냄새가 나는
돼지고기 바베큐의 맛은 평생 잊지못할 맛이었다.
 
웃음과 음악으로 밤은 점점 깊어가고 달은 서쪽하늘에 기울 무렵
우리는 먼저 방으로 들어와 자리를 깔고 누웠는데
센스있는 집주인의 배려로 미리 켜논 전기장판으로

방바닥이 뜨끈하여 나도 모르게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금동낭자의 애절한 사랑.

 

박달도령과 금동낭자.

 

영월로 향하여 가는 도로는 한적하였다.

 

옆으로는 하천이 흐르고.....

 

선용이 친구 별장에 도착.

 

별장 앞의 산들과 하늘.

 

콸콜 흐르는 계곡의 물.

 

계곡의 골짜기.

 

집앞의 채마밭.

 

저녁 식사.

 

 서산 위의 달님.

 






2023. 8.27. 일
눈을 뜨고 살그머니 밖을 나가니
거실에는 남자친구들이 아직 깊은 한밤중이었다.
평소의 일요일이라면  새벽 미사 나갈 준비를 할 시간.
오늘은 성당에 갈 수 없으니 대신 마당으로 나가
서서히 어둠이 걷히는 앞산을 바라보며 묵주 기도를 하였다.
하늘에는 비행기가 지나간 흔적이 하얗게 그어져  있었다.
 
이방 저방에서 말소리가 들리고 불을 켜는 기척이 들렸다.
나이드니 모두가 잠이 줄어들어 일어나라고 외치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근처에 있는 수목원으로 향하였다.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1400Km를 잇는 백두대간으로,
아시아 최대규모의 수목원으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33%가 
서식하고 있으며 호랑이 숲. 알파인하우스, 시드볼트등
39개의 전시원이 있어 산림생태계의 보전 및 복원을 하고 있다.
 
우리는 입구에서 트램을 타고 단풍정원에서 하차하여,
선용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호랑이숲, 암석원, 자작나무원 등을
지나 수련정원으로 내려왔는데, 우람한 체구의 백두산 호랑이의
어슬렁거리며 어흥~ 울음소리를 두려워하면서 바라보았고,
붉은 숫잔대, 오이풀, 수련, 어리연 등 야생화를 구경하였다.
 
다시 별장으로 돌아온 후 여자 친구들은 손빠르게 야채를 다듬고
해산물을 손질하여 부침개를 구워 점심을 준비하였는데,
손이 느린 나는 부엌에서 을찐거리다가 괜히 거릴척거릴 것 같아
그냥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냥 얻어먹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친구들과  함께  먹는 김치 라면맛도 잊을 수 없는 별미였다.
 
점심 후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
올해의 마지막 계곡 물놀이를 즐긴 후
4시 가까운 시각 각각 서울로 출발하였다.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여 즐거운 휴가를 보냈는데,
친구들을 위해 별장을 제공해준 선용친구,
먼 길 운전을 해 준 난희, 용식, 선용친구.
합심하여 고기를 굽고 설거지를 해준 남자친구들.
 
갖가지 밑반찬을 준비해온 여자친구들.
며칠 전부터 시장을 보고 돼지고기를 기부해준 난희 친구.
휴가 여행을 기획하고 준비해준 용식 친구.
함께 1박2일 휴가를 즐긴 친구들 모두 모두 고마워.
우리 모두 건강을 잘 지켜 내년에도 같이 휴가를 즐길 수 있기를.
 

새벽하늘의 비행운.
 

조로조롱 매달린 고추.
 

선용집 뒷산의 버섯재배.
 

백두대간 정원.

 

철책안에 방사된 호랑이.

 

어흥어흥. 우렁찬 울음.

 

신기해하며 바라보는 관람객들.

 

방문자센터.
 

호랑이박제.
 

수목원 안내도.
 

선용이 친구집 도착(용식 친구의 사진에서 )

마지막 계곡 물놀이 (선용친구의 사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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