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30. 일.
4월의 마지막 날 친구들과 함께 남산 트레킹을 다녀왔다.
남산도서관을 시작으로 평소에 내가 좋아하였던
실개천이 흐르는 길을 선택하여 걸었다.
어느새 남산의 꽃은 서서히 떨어지고 신록으로 물들었다.
연두에서 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녹색의 톤이 변하는
신록의 아름다움은 꽃보다 더 청랑하고 신선하다.
남산 둘레길을 따라 졸졸 흐르는 실개천은 또 다른 기쁨.
얼마 전에 벚꽃잎이 동동 떠돌던 연못은 물풀이 자라 우묵하고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 가족을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바라보았다.
어린 아동을 데리고 나온 애기 엄마가,
청둥 오리를 가르키며 "전에 없던 오리가 나왔네!". 하였다.
"오리가 아니고 원앙입니다." 지나가며 내가 참견하였다.
"아, 감사합니다. 나는 청둥오리인 줄 알았어요." 애기 엄마의 대답에
'앗. 맞아. 청둥오리.....' 뒤늦게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되돌아 가기에는 연못에서 이미 많이 지나쳐 온 거리였다.
앞서가는 친구들에게 "잠깐 기다려 줘~!' 소리치고 되돌아가
"아이구. 미안합니다. 원앙이 아니고 청둥오리입니다."
사과를 해야 했는데 그냥 계속 친구들 뒤를 따라 걸었다.
수표교 위의 살랑이며 나부끼는 버들잎.
연못가의 눈부시게 핀 하얀 철쭉을 바라보며
솔직하게 사과하지 못한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연못의 오리 한 쌍.
수표교 근처에 핀 하얀 철쭉.
수표교 위의 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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