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여름이 머물다 간 자리

푸른비3 2022. 10. 30. 14:44

2022.  10.  30.  일.

이태원 할로윈데이 참사의 휴유증으로 축 늘어진 심신을

추스리려고 집앞 한강으로 나갔다.
국민 모두의 슬픔과는 달리
가을 햇살은 포근하고 강물은 반짝였다.

길섶의 시들어 가는 들꽃들.
꽃들의 자취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채운 꼬투리들.
들꽃은 늘 그 자리에서  말없이 피고 지고 있었다.

지난 여름이 머물다 간 자리는 아름다웠고

돌보는 이 없어도 들국화는 청초하게 피어

너덜너덜 헤진 마음을 위로하고 다둑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