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1. 수.
목덜미를 스치는 바람결이 산뜻하다.
추석을 보내고 돌아서니 곧 추분이다.
일년 12 달 모두 소중한 달이지만 나는 그중 구월을 가장 좋아한다.
청춘시절에 보았던 <구월이 오면>이라는 영화와 노래의 영향도 있는듯.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더위도 한 풀 꺽이고, 아침 저녁으로 살갗에 닿는 기운이 선뜻선뜻하게 느껴진다.
요란스럽게 노래하던 매미소리도 뚝 끊어지고
초저녁이면 희미하게 풀벌레 소리도 들린다.
창으로 보이는 강물은 점점 깊어지고 하늘은 투명하고 점점 높아졌다.
들판은 하루가 다르게 누렇게 변한다.
뜨거워 피하고 싶었던 햇빛도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포근하게 느껴졌다.
느끼지 못한 사이에 어느덧 가을속으로 들어온 모양이다.
추분이 지나면 금방 9월도 가버릴것 같아 아쉽다.
이번 가을에도 아무런 결실도 없는듯 하여 자꾸 뒤를 돌아볼 것 같다.
9월이 가기 전 고향에 다녀오고 싶다.
고향 갈가마귀 언덕에는 억새가 하얗게 흐느끼고
부모님 무덤으로 올라가는 비탈길은 지금쯤
탱자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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