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 일.
새벽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사방이 희끗희끗 하였다.
예상하지 못하였는데 펑펑 쏟아지는 눈.
어머나 또 눈이 오네~!
눈이 귀하였던 마산에서는 눈이 내리는 날은
마치 축제일이라도 된 듯 들떤 마음이었는데
서울로 이사온 후 눈이 내리면 반가운 마음보다
추위와 함께 미끄러움에 걱정이 앞선다.
다행히 눈은 곧 그치고 기온도 포근하였다.
급하게 도시락을 챙겨 홍제역으로 향하였다.
다행히 늦지 않게 홍제역 4번 출구로 도착하였다.
오늘 참석한 친구는 모두 5명.
곧장 백련산으로 향하였는데
바위들이 마치 사탕가루를 입힌 도너쓰같았다.ㅎㅎ
오늘 우리가 걸은 길은 초록숲길(백련산구간).
마을 뒷편으로 오르니 곧 우리가 목표한 정자가 나타났다.
발길이 뜸한 곳에 서있는 정자는 마치 우리를 위한 공간같았다.
앞으로는 홍제동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옆으로는 북한산의 멋진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 왔다.
배낭을 벗어놓고 백련산 공원까지 걸어 보았다.
소나무 사이로 능선을 따라 편안한 산책길.
눈에 덮힌 초록숲길을 걸으니
김효근의 <눈>이 생각나 흥얼거리며 걸었다.
살포시 쌓인 눈은 햇살이 비치니 금방 녹았다.
불을 피워 준비해 온 고기도 구워 먹으며
덕담과 정답을 나누며 새해맞이 산행을 즐겁게 하였다.
* * *
눈
김효근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국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 까지
새 하얀 산길을 헤매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 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 길을 잊어 버리오
가슴에 새겨 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 오는가
흰 눈 되어 온다오
저 멀리 숲 사이로 내 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 있다오
눈 감고 들어 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요
나 어느새 흰 눈 되어 산길 걸어 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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