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회화 (오늘 만나는 우리 옛그림)
윤철규 지음.
마로니에북스 (2018년 11월 9일 초판 발행)
(2020. 12. 25~2021. 1. 1)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중에서 내가 가장 즐겨 찾는 곳은 2층의 회화실이다.
서화관은 1.2실로 나눠어 있는데 주로 조선시대의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림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조도를 낮춰 전시되어 있어 눈을 비비고 보아야 하지만,
김홍도, 정선. 신윤복의 귀중한 그림들을 무상으로 볼 수 있어 발걸음을 자주 하였다.
이번 겨울에도 특별전시회에서 김정희의 <세한도>.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를
비롯하여 18점의 귀한 그림을 전시를 하기로 기획되어 있었으나
코로나 3차 유행으로 잠정 중단되어 버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너무나 유명한 김정희의 <세한도>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의문이다.
조선시대의 회화라고 하면 귀에 익은 화가들의 작품밖에 몰랐는데
그나마 국립중앙박물관의 회화관 전시를 통하여 강세황. 이인문, 이상좌. 심사정 등
조선시대의 회화의 아름다움에 눈이 조금 열렸고 간송미술관, 추사박물관,
삼성 리움미술관 등을 찾아다니며 조선시대의 회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윤철규님은 모 신문사 문화부에서 미술 전문 기자로 활동하였다.
일본의 대학교에서 '17~18세기 일본 회화사'를 주제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지금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부록에는 수 십권의 참고문헌이 나열되어 있어 그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열을 바쳤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의 구성은 머리말을 시작하여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말 옆 페이지의 정수영의 <금강전경>을 비롯하여 조선 전기와 후기의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어 국립박물관에서 보지 못했던 귀한 그림들도 볼 수 있었다.
머리말에서 조선시대 미술을 보는 시각이 기존에 알려진 서술이나 설명 이외에
접근이 가능하다. 라고 하였으며,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3가지 주목할 점을 제시하였다.
용묵법(먹 사용기법), 용필법(붓을 쓰는 기법)에 대한 글이 있었으며,
먹에는 묵, 농묵, 초묵 등의 다섯 가지 색이 있으며 춘장토사(봄누에 실을
토해내듯 동일한 굵기), 붓 움직임의 완급에 대한 설명도 있었으며 먹선을 입체적
표현을 시도 하였고, 붓을 옆으로 뉘어 급하게 내리 그으면 거친 단면을
그리는 것을 부벽준 이라고 하였으며, 피마준은 옅은 먹선을 반복해 산의
부드러운 기복을 표현하며, 손가락을 사용한 지두화법도 사용하였다고 하였다.
조선은 지리적으로 중국 문화권에 속하여 중국의 회화권에 속하였고,
중국의 고씨화보, 당시화보, 개자원화전을 참고로 하여 그렸다.
주자성리학과 은자사상의 영향을 받았으며 주자는 감정의 동요를 억제하는
수련 방법으로 회화를 그렸으며, 군자가 기예를 대하는 것은 기예에 뜻을
비유할 뿐이고 소인은 기예 그 자체에 뜻을 둔다고 하였다.
고려의 영향을 받았으나 지금 남아 있는 그림은 안견의 <몽유도원도>뿐이라고 하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조선의 역사는 전기와 후기로 나누며
조선 전기의 그림들은 전쟁으로 거의 다 소실되어 남아 있는 그림이 없다.
17세기 후반 평화의 시대에 돌입하면서 조선의 사대부들이
중국에서 많은 책과 서화를 들여 왔으며 서로 교류를 하였다고 하였다.
김홍도가 활동한 조선시대는 성리학의 세계와는 별도로 서화. 골동품 수집으로
대표되는 취미와 취향의 세계였으며, 미의 세게가 열리는 시대였다.
사의도는 시에 담겨있는 뜻이나 이미지를 그린 그림으로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먼저 시구가 정해졌으며 윤두서와 정선에게서 비롯하였고 상상력을 시각화하였다.
조선의 책가도는 정조때 등장한 민화의 한 장르로 정착되었으며
문자도는 팔덕(효제충신예의염치)과 결합하였으며, 책가도. 문자도 등으를 비롯한
민화의 표현상의 공통점은 비정형적. 도식적 묘사를 하였으므로 사의라는 대의 앞에서
못 그린 그림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민화를 부추겼다고 하였다.
* * *
조선시대는 주자학적 사고 방식과 생활 태도가 외적 요소 이상으로 그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외부 영향 아래 여러 내적 요인이 자극을 받아 자기 식으로 조정되고 수정되는 일은
어느 문화에서나 나타난다. 이것이 자기화이고 토착화이다.( P346)
조선 그림의 특징은 전통을 고수하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해 유파를 형성한다.
오늘날에도 현대 화가들의 그림에 그대로 계승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다라서 조선시대 그림을 이해하고 즐기는 것은 오늘날 화가들의 그림을 보다
깊이있게 감상하는 길과도 통하는 일이다 (P348)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글귀도 있어 이곳에 옮겨보면서 독후감을 마무리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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