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23. 목.오후 3시 10분 상영.
롯데시네마 건대점.
오래만에 영화 한 편을 보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하였다.
첫눈에 내 시선을 끈 영화 '나의 딸, 나의 누나'였다.
토마스 비더게인 감독. 프랑스 영화.
출연 프랑소아 다미앙, 피네건 올드필드.
프랑스의 어느 시골의 카우보이 축제장에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였던 알랭의 딸 켈리가 사라졌다.
화목한 한 가족.
아들 키디, 아내. 알랭, 딸 켈리의 다정한 모습.
축제장에서 아빠와 함께 춤을 추는 딸 캘리의 의상이 너무 검소하여
영화의 도입부 부터 뭔가 분위기가 매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래이 축제장에서 밴드에게 신청한 노래는 '테네시 월츠'
내가 청소년 시절부터 들었던 귀에 익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선률.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소개하였더니
그 친구가 자기의 예쁜 사랑을 채 갔다는 내용이었다.
테네시 월츠의 가사처럼 알랭의 사랑하는 딸 켈리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알랭의 딸의 책상에서 아랍어로 쓴 낙서와 노트를 보고 딸이 무슬림 신앙을 갖은 것을 알게 된다.
알랭은 딸을 찾기위해 일상을 뒤로 밀쳐 놓고 길을 아들 키디와 함께 길을 떠난다.
집을 떠난 사이에 그들의 부부생활은 자연히 틈이 생기고 아내에게는 다른 남자가 생긴다.
무슬림 단체로 찾아간 알랭과 키드.
그들이 내 보인 사진속에서 딸 캘리를 찾았는데
무슬림 복장을 한 딸은 이름까지 '아피아 칼리트' 무슬림이름으로 개명하였다.
인신매매단인 무슬림 조직은 딸을 찾기위한 알랭에게 돈을 요구한다.
전 생활을 떨쳐 놓고 오로지 딸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와 달리,
아들 키디는 자신의 생활을 하겠다고 하여 알랭은 분노하며 혼자 떠난다.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이 어떤지 나도 경험해 보았기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자식을 잃어 버린다면 내가 살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고 느꼈던 적이 있다.
아버지와 함께 누나를 찾아 나선 키디.
그들은 덴마크, 터키, 인도, 파키스탄 등 전 지구를 전진하며 켈리의 행방을 쫒는다.
그러나 캘리는 납치된 것이 아니고 스스로 무슬림 남자친구 아흐메드를 따라서 가출하였다.
인간은 부모로 부터 육신을 받았지만 사상과 신앙는 자신의 자유 의지대로살고 싶어한다.
아내도 딴 남자에게로 떠나고 아들도 자기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어하는 것을 안
알랭은 혼자서 딸을 찾아 떠났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뒤집어 전복된 차에서 화염이 솟아 오르고, 틀어놓은 오디오에서는
바로 축제장에서 알랭이 불렸던, 페티 페이지의 '테네시 왈츠'노래가 흘려 나왔다.
아버지가 죽은 후 키디도 누나를 찾아 길을 떠난다.
무슬림 단체에 들어가서 무슬림 복장을 하고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프랑스인이지만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나니 파키스탄인처럼 보이는 키디.
척박한 환경에서 동업자와 함께 생활하는 키디는 우연히 매형 아흐메드와 만난다.
그러나 아흐메드곁의 여인은 누나가 아닌 다른 여인.
우발적으로 아흐메드를 죽이고 그는 살인자가 되어 수감된다.
처형되기만을 기다리며 감옥생활을 하는 키디.
어느날 자신의 처형되어 묻힐 구덩이를 파는 키디는 절망으로 흐느낀다.
그런 그에게 기적처럼 구원의 손길이 펼쳐진다.
영사관을 통하여 그는 석방되는데, 키디의 도움으로 아흐메드의 여인도 함께 석방된다.
세월이 흐른 뒤 키디는 아흐메드의 여인과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다.
참으로 인생의 행로는 불가사의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남편을 죽인 남자와
자식을 놓고 산다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에는 잘 수긍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은 누나를 만났지만 서로 말없이 바라만 보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선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내 마음은 웬지 모를 슬픔으로 가슴 한 켠이 저려왔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과 흙먼지 뽀얀 사막 길. 굽이진 강줄기,양떼무리.
내 귀에는 조금 전 들었던 '테네시 월츠'의 가락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았다.
인간의 삶과 죽음, 인간의 의지와 신의 섭리 등. 묵직한 주제의 영화였다.
* * * *
<나의 딸, 나의 누나>의 이야기는 모두가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카우보이 축제날, 딸 ‘켈리’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아버지 ‘알랭’은 인생의 전부를 내던진 채 오로지 딸을 찾는 데에만 몰두하고, 가족의 일상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런 아버지와 달리 아들 ‘키드’는 아버지와 달리 누나를 찾으면서도 삶의 뿌리는 잃지 않으려는 자립심 강한 모습을 보이며 ‘알랭’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인다. <나의 딸, 나의 누나>의 이러한 전개는 단순히 실종된 딸을 추적하는 스릴러처럼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족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깨닫게 되는 위대한 여정으로 이어진다. 15년에 걸쳐 딸이 남긴 단서와 그녀의 행방을 찾아 나선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프랑소아 다미앙은 사라진 딸 ‘켈리’를 찾기 위해 생의 모든 것을 내던진 아버지 ‘알랭’ 역을 맡아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제작진은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족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구현하기 위해 이들의 고향인 프랑스에서 시작해 덴마크, 예멘, 인도, 터키 등 유럽과 아시아까지 넘나드는 방대한 로케이션을 통해 여러 가지 다른 상황과 환경에 놓인 ‘알랭’과 ‘키드’의 심리와 그들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토마스 비더게인 감독은 “생각보다 우리는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가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평범한 중산층 도시와 척박한 사막을 넘나들며 변화하는 알랭과 키드를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관객들이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세계 각지를 넘나드는 인물들의 위대한 여정의 의미에 대해 되짚었다.
극 초반부 ‘알랭’이 카우보이 축제에서 부르는 ‘테네시 왈츠’는 1950년대를 풍미한 컨트리 가수 패티 페이지가 불러 빌보드 차트에서 9주간 1위를 기록하며 대중들에게 알려진 곡으로, 토마스 비더게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감을 받은 컨트리 음악 중의 한 곡이다. “그래, 내 예쁜 사랑을 잃고 말았지”, “그날 밤 테네시 왈츠의”,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질 때” 등의 가사가 영화의 내용과도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해외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감각적인 영상미와 배우들의 호연, 인물들의 내적 갈등과 치유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연출력이 돋보이는 최고의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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