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 한국 | 드라마 | 2016.10.06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11분
- 감독
- 이재용
- 줄거리
-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 해 드릴게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 더보기
* * * *
죽여주는 여자
롯데시네마 건대점
2016.10.14. 금. AM10:10.
지인의 소개로 죽여주는 여자....제목이 조금 야릇한 영화를 보고 싶어,
집 근처의 영화관을 검색하였더니, 하루에 한 차례 밖에 상영을 하지 않았다.
미루다가는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점심 약속을 뒤로 미루고
이른 아침 시간 상영관에 들어가니 관객이 한 명도 없었다.
얼마 전 TV 문화계 소식에서 윤여정이 오래만에 주연을 맡은,
외국의 무슨 영화상을 받았다고 하였던 영화인데(정확하게 모름)
이렇게 관객이 없을까...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으니
상영시간이 임박하여 몇 명의 관객이 들어왔지만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누르스름하게 변해가는 나무들이 하늘로 치솟아 뻗어있는 사이로
동그랗게 열린 희멀건 하늘에는 엷은 흰구름이 살짝 깔려 있었고,
시들어 가는 풀밭사이로 옅은 보랏빛 들국화가 외롭게 한 송이 피어
가을 햇살을 한 웅큼 받으며 흔들리고 있는 첫 장면이 암시적이었다.
종로의 공원에 서서 고객을 기다리는 초로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
가끔 매스컴에서도 나왔던 노인들의 성매매의 현장이었다.
노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에도 많은 노인문제가 발생된다.
나이는 들었지만 아직 인간의 원초적 본능는 살아있는 노인들.
건강하고 돈있는 노인들은 젊은 애인을 두고 성문제를 해결하지만,
돈없고 힘도 없는 노인들은 이런 방법으로 해결한다고 하였다.
말로만 듣었던 박카스 할머니와 노인들 사이의 거래가 궁금했는데,
박카스 할머니가 혼자 있는 노인에게 접근하여 우리 연애할래요? 하였다.
연애하다는 본래 서로 상대방을 애틋하게 사모하여 사귀다. 는 뜻인데,
언제부터 그 아름답고 정서적인 단어가 성매매를 일컫는 말이 되었을까?
여자가 내민 박카스를 상대방이 받아들면 서로 의견이 일치하여
근처의 모텔로 가서 배설의 욕구를 해결하는 모양이었다.
소영은 젊은 시절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미군을 상대로 몸을 팔던 여인으로
흑인 병사와 사이에 아이를 낳았으나 곧 입양을 하여 소식도 모르고 산다.
그게 항상 마음속에 죄책감으로 남아있던 차, 우연히 돌봐 줄 손길이 필요한
필리핀 여성의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그 아이를 손자처럼 살들히 보살핀다.
첨단 시설의 화려한 빌딩이 즐비한 서울의 한 구석에 아직도 이런 집이 있나....
가파른 언덕위에 페인트 칠이 다 벗겨진 허름한 집의 구성원들은
이 집의 주인이며 성전환을 한 여인 티나, 다리가 불구인 도훈,
성매매를 하는 소영이 서로 아픈 상처를 안아주면서 살고 있다.
전에 터키 여행시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의 최초의 도서관 앞에 있는
창녀촌의 흔적을 가리키며 여성 최초의 직업이 성매매라고 하였는데,
소영이도 자신의 일이 먹고 살기 위한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여, 공친 날,
어린 민호의 손을 잡고 언덕배기를 오르면서 노 워크, 노 마니....라고 말하였다.
한 때 고객이었던 송노인이 지금은 요양병원에 입원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요양병원을 찾아갔더니 송노인은 아무것도 제 손으로 할 수 없는게 없는
이런 삶은 살 가치가 없다면서 제발 자신의 자살을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평소 자신에게 후하게 대해 주었던 노인의 청이었기에 그녀는 부탁을 들어 주었다.
그런 지경에 이르지 못하여 정말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지만,
생존의 본능을 가진 게 인간일텐데, 가치없는 삶이라면 정말 죽음이 두렵지 않을까?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었다고 하여도 자연사를 맞이할 때까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런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노인을 도와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소영은 송노인의 자살을 도와 준 이후에도 또 다른 노인의 죽음도 도와준다.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노인이라고 하여도 자신의 다리로 걸어서 산을 오를 수
있는 노인을 벼랑위에서 밀어아래로 덜어져 죽게 하는 일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영화이니까 이런 극적인 상황을 만들었겠지만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아내의 5번째 제사를 지낸, 평소 소영에게 따듯하게 대해주었던 노인(전무송)은
소영을 서울 시내의 전망이 내려다 보이는 호텔로 데리고 들어가
자신은 영원히 잠깨지 않고 싶다고 하면서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소영에게도 깊은 잠을 자고 깰 수 있을거라고 하면서 같이 약을 먹자고 하였다.
다음날 정말 소영은 잠에서 깨어나고 곁에 나란히 누었던 노인은 죽음으로.
놀라고 무서운 마음에 호텔 밖으로 도망친 소영은 조계사 절을 찾아간다.
소영은 자신의 가방안에서 노인이 넣어놓은 하얀 봉투를 발견하고
반지와 현금이 들어있는 그 봉투를 대웅전 앞 보시함에 밀어 넣는다.
결국 호텔의 CC화면을 통해 발견된 소영은 구속되고 감방생활을 하게 된다.
경찰에게 붙잡혀 가면서 추운 겨울이 가고 난 후 감옥에 가면 되지 않을까요?
경찰과 함께 탄 차창밖으로 날리는 첫 눈을 보며 어쩌면 더 이상 이런
구차한 삶을 살 지 않아도 될 감방생활이 더 자신에게 나을거라고 생각한다.
소영은 감방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다가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났는데, 영화속의 배경이 초가을에서 초겨울 까지 여서인가?
영화를 보고 난 내 마음에도 싸아~하고 찬 바람이 부는 듯 하였고
가슴이 먹먹해지더니 기어이 스물스물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의학이 발달하여 인간의 수명이 연장된 것이 축복일까 재앙일까?
나 역시 수명이 길어지는 것 보다 삶의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도 내 죽음의 준비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제발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만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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