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영화 <히말라야>를 보고

푸른비3 2016. 1. 8. 18:16

히말라야 메인 포스터.

 

히말라야

2016.1.5. 오후 3시 45분

롯데시네마 건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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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8,750 미터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데스존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신의 영역
그곳에 우리 동료가 묻혀있다.

산 아래 하나였고, 또 다른 가족이었던 사람들
생을 마감한 후배 대원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가슴 뜨거운 여정을 시작한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위대한 도전
엄홍길 대장과 휴먼원정대의 감동 실화가 공개된다! (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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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해 첫 영화를 무엇을 볼까 망설였다.

시중에 상연되는 영화 중 미국 애니메이션 <스누피>와

한국의 영화 <히말라야>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하는데

한참을 망설인 끝에 결국 <히말라야>를 결정하였다.

 

가지않은 길이 아름답다고 시인은 말하였다.

귀여운 강아지 스누피와 어린 소년 찰리 브라운의

천진난만한 동화같은 세상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이 영화가 상쇄시켜 주기를 바랬지만 조금은 아쉬움을 주었다.

 

이 영화는 산악인 엄동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였다.

조난을 당한 산악인의 시신을 찾아 가족의 품에 안겨주고 싶은

동료 산악인들의 진한 동지애를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

 

젊어서 바쁜 시절에는 나는 왜 사람들이 산을 가는지 몰랐다.

어쩌다 동네 뒷산을 올라가도 너무나 숨가쁘고 힘들었다.

다시 내려 올 산을 왜 그리 땀흘리며 오르는지 알 수 없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산에 가기 시작하였다.

 

어느 마을이든 근처에 산이 없는 곳은 없지만,

특히 서울에는 북한산 수락산 도봉산 등 빼어난 명산이 많아

언제나 전철비만 있으면 쉽게 산으로 갈 수 있었다.

처음 서울로 이사와 외로운 처지를 위로해 준 곳도 산이었다.

 

그러나 아직 초보의 수준이라 바위산들은 무섭기만 하였다.

나는 아직도 산악인들이 왜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그런 험악한 산을

오르는지 이해하기 힘들고 안전한 산행을 하기를 바란다.

무택이가 새색시를 두고 산으로 향하는것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얼마전 남미 파타고니아의 빙하 트레이킹이 생각났다.

입을 벌린 크레바스가 무서워 쩔쩔매다가 결국은 초입에서 포기하고

몇 명의 낙오자와 함께 되돌아온 나는 그런 악천후에 산을 오르는

산악인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의문스럽기도 하다.

 

만약 나라면....결코 그런 높은 산은 오를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눈덮힌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산을 바라보고 싶고

산 아래 동네의 마을과 다정과 사람들의 눈길을 보고 싶어

기회가 닿는다면 네팔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 가고 싶은 마음을 이번 영화를 봄으로써 대리만족을 한 셈이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렇게 멋진 화면을 보게 해 준 촬영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우리나라 촬영기술은 이제 세계적이라고 해도 좋은 듯.

 

박무택을 찾아온 여자친구. 수영의 해맑은 모습.

대학 산악회 동아리 후배인 수영은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지만

결국은 산을 사랑하는 남자 무택을 산으로 돌려 보내야만 하였다.

시신을 찾기 위해 원정을 떠난 대원을 찾아간 수영은

대장에게 그냥 산을 사랑하게 그곳에 두고 오라고 절규한다.

수영의 눈물젖은 눈망울이 나를 울게 하였다.

 

 

산은 정복하는게 아니고 운이 좋아 잠시 그 품안에 쉬게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엄대장.

 

고산증과 한파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대원들.

 

날은 저물고.... 이 상태로 비박을 하는 무택과 정복.

죽음을 앞 둔 산악인들의 끈끈한 동지애를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베이스 캠프에서 월드컵을 시청하는 대원들.

 

대장을 친형처럼 믿고 따르는 무택과 엄대장.

 

조난을 당한 무택과 정복의 시신을 찾기 위해 왕년의 맴버들이 다시 뭉쳤다.

 

 

현지 촬영을 한 히말라야.

 

촬영팀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