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량
롯데시네마 건대점
2014.7.30. 오후 8시 20분.
해전 전쟁사에 빛나는 업적을 거둔 이순신의 명량대첩을
역사적 바탕으로 한 영화가 오늘 개봉되었다.
이미 전부터 입소문에 오른 영화였기에 기대를 하고 달려갔다.
나처럼 기대를 하고 온 관객이 많아 이미 표는 매진이 되었는데
우연히 방금 취소로 돌아온 표가 있어 들어갔더니 이미 상영중이라
앞부분은 볼 수 없어 아쉬웟고 더구나 앞좌석이라 불편하였다.
임진년에 시작된 왜군과의 전쟁은 지지부진.
막강한 세를 확장한 왜는 300척의 전선을 이끌고 조선을 재침하였다.
명의 원군이 있었으나 남의 나라의 전쟁에 그냥 명색만 내고 있을 뿐.
번번히 패하는 수군에게 선조는 육상전에 참전하라고 명하였으나
바다를 지키지 않으면 조선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안 이순신은
12척의 판옥선을 수리하여 죽음을 각오로 해상을 지키기로 한다.
명랑이란 물살이 거세게 울어 우리말로는 울돌목이라고 한다.
실제 그 지역을 촬영한 것이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속의 울돌목은
거센 물살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킬듯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진도대교가 연결되는 그 해역에서 바람앞의 등불같은
조선을 구하기로 결심한 이순신은 인간적인 고뇌가 많았을 것이다.
선조의 눈에서 벗어난 자신의 처지는 전쟁에서 이긴다고 하여도
결국은 선조의 손에 죽으리라는 것을 예감하였을 것이다.
거듭된 패전에 전의를 다 잃은 병사들에게 이순신은 필생즉사, 필사즉생,
죽을 각오로 싸우면 이긴다고 독려하여 다시 전투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330척의 왜선에 그 자신도 승부를 예측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정말 죽을 각오로 그는 전쟁에 임하였고, 그런 그를 하늘도 감명하였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전쟁의 승리는
결코 장군의 지략으로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판옥선을 정비한 늙은 수리공, 왜선의 동태를 파악하여 알려준 염탐군,
배의 밑바닥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여 노를 저어준 뱃사공,
옆에서 죽어가는 동료를 보면서도 죽을 각오로 싸운 이름없는 병사들.
피난을 가면서도 이순신에게 격려를 해 준 마을의 주민들
이 모두의 힘으로 전쟁에서 이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민식, 유승룡 등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였지만,
검은 구름이 나타나듯 바다를 가르고 나타나는 왜선의 무리,
일자전, 백병전, 출파 등 열두척의 배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해전장면이 훌륭하였는데 앞 좌석에서 보아서 조금 아쉬웠다.
나는 몇 년 전에 이순신을 소설화한 김훈의<칼의 노래>를 읽으면서
그의 딱한 처지에 가슴이 아파 책을 덮고 한참이나 울었던 적이 있었다.
기회가 생기면 그가 직접 쓴 <난중일기>를 읽어봐야지 하였으면서,
아직 읽지 못하였는데 이번 기회에 꼭 일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아무튼 오래만에 스케일이 큰 영화다운 영화를 한 편 보았다.
* * * *
아래의 만화는 만화가 강풀이 그린 인물관계도.(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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