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설날은
군대에서 제대한 아들과 함께
준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들이 산적도 만들고
이것 저것 상차리는데 많이 도와 주었다.
딸아이도 공부보다 부엌일이 더 재미있는지
밀가루 반죽을 하며 전도 부치며 즐거워했다.
남편은 그동안 집안 일이라고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창문도 닦고 집안 정리도 도와 주었다.
그래도 베란다 청소며 화장실 청소는
내 몫이 되어 설날 전날 종일 한번 앉을 시간도 없었다.
올 사람 아무도 없는 명절이지만
그래도 한 매듭 짓고 살아가는 것은
명절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운 선물이다.
이번 설날은 시가의 산소부터 찾아가고
아들이 외할며니 산소에 가고 싶다고 하여
남지에서 곧바로 함안으로 향하였다.
생각외로 차도 밀리지 않아
오래만에 친정 부모님 산소를 찾을 수 있어
더욱 의미깊은 설날이 되었다.
친정 부모님 산소 찾아가는 길의
조그만 개울,
전에는 이 물이 맑아 대합도 줍고 다슬기도 주웠는데
지금은 이렇게 더러운 개울로 바뀌어 버렸다.
상류의 댐을 막아 이렇게 수량이 줄어버리고
볼품없이 변하다니....
역시 고향은 마음속에 묻어두는 게 좋다.
아라는 언덕에 올라서자 그래도
시골 풍경이 아름답다며 좋아라~ 한다.
산모퉁이 돌아가는 남편의 뒷모습.
언덕에서 바라본 아라 가야.
어머니와 함께 숱하게 이 언덕을 오르내렸던 밭길.
황향한 겨울 풍경이지만 저 땅속에는 이미 새봄을 기다리는 씨앗들이 깨어나고 있겠지?
억새를 바람에 날리며 즐거워하는 우리 아라.
장인, 장모님의 산소앞에서 무얼하시나?
생전 한번도 뵙지 못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무덤앞에서
잔을 올리며 즐거워하는 우리 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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