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내 딸 아라는....

푸른비3 2007. 12. 3. 20:21

친정어머니 돌아가시고

마음 붙일곳 없어,

임신을 결심하고 얻은 늦동이 딸.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에게 보내 선물 같은 내 딸.

 

아라가 없으면 지금 나는

얼마나 더 허전할까? 하면서도

거의 야생화처럼 방치시켜 키운다.

 

지난 수요일 아라가 다니는

양덕 여중의 한빛 예술제에

2,3학년 언니들을 제끼고

당당히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끼가 다분히 있는 아이지만

진득이 앉아 연습을 하지 않아

나한테 지청구를 듣기도 하는 아라.

 

피아노 연주 기량을 높히는 데

신경쓰기보다는

어떤 드레스를 입고

머리 모양을 어떻게 할까? 하고

더 많이 신경를 쓰는 것 같았다.

 

교내 행사이니 그냥 교복입고 하면 되지

무슨 드레스타령이냐?

하였지만 결국 드레스를 대여해 주었다.

 

새벽 일찍 리허설하려 가야 하는데도

머리모양, 화장걱정을 하여

모른척하고 그냥 드레스 가방만 들려 보냈다.

 

엄마들도 가야하니?

물었더니, 안와도 된다고 하여

그냥 평소대로 영어 수업에 갔다.

 

버스속에서 받은 교감 선생님의 전화.

아니~딸이 피아노 독주를 하는데

엄마가 안 오다니....

지금 와도 늦지 않으니 어서 와요.

 

평소에 아는 분이라 ,

선생님, 전 어머니들 아무도 안 가는 줄 알고

지금 수업 받으러 학교에 다 왔어요.

죄송합니다.

내년에는 꼭 참석할게요....

 

사실 나도 우리 아라가

무대에서 연주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무관심한 엄마인가?

 

이번 아라의 연주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둠카'였다.

서정적이고 애수적인 아름다운 곡이다.

 

 

 

 

 

  

 

연주회 끝내고 우리집 거실에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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