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푸른비3 2007. 11. 9. 03:36
'무라카미 하루키' 프로필 
이름 :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Murakami Haruki) 검색인기도

출생 : 
1949년 1월 12일

출신지 : 
일본

직업 : 
소설가

학력 : 
와세다대학교

데뷔 : 

경력 : 
1992년 프린스턴대학교 객원연구원
1981년 와세다문학 편집위원

수상 : 
2006년 제6회 프란츠 카프카상
1985년 다니자키 문학상

대표작 : 
(펀글)
 
*    *     *
 
처음 무라카미 후루키의 소설을 접한 것이 아마 5년전이었을 것이다.
원제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를 읽고 나는 한동안 가슴앓이를 하였다.
 
'노르웨이의 숲'이란 노래가 도대체 어떤 노래일까?하여
 비틀즈의 CD를 구하러 시내를 돌아 다닐 정도로
그의 '상실의 시대'에 푹 빠져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노르웨이의 울창한 숲은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선률을 타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 빗나가 얼마나 실망하였는지.....
 
하루키의 소설은 사람을 작중의 인물로 몰입하게 하여
나와 동일시 하게 만들고는 하였다.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나오코에게 빠져
그녀의 자살이 날 죽음에의 유혹으로 이끌게 하였다.
 
나도 어느 숲속에 들어가 가을 햇살이 말갛게 비치는
낙엽을 이불처럼 덮어쓰고 그냥 죽어 버리고 싶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를 두고 그런 생각을 하였다니....
 
그 후 하루키의 소설을 손에 잡히는대로 몇권 더 읽었지만
지금은 상실의 시대 외에는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다만 그의 소설속의 주인공은 항상
어둠 저편, 신비스러운 세계-죽음의 세계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        *        *
 
이번에 읽은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의 시마모토도
역시 그림자같은, 실재하지 않는 인물로 여겨졌다.
12살의 하지메(작중의 화자, 나)에게 갑자기 나타난 시마모토.
약간 다리를 저는, 그러면서도 시선을 끌어당길만큼
완벽한 미모를 갖춘 시마모토는 항상 하지메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 아련한 향수와 같은 첫사랑이었다.
 
둘 다 중산층의 외동 아들과 외동딸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었기에 둘은 더욱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다.
그녀의 집에서 그 당시는 귀한 오디오로
둘이 거실에서 들었던 음악들을 오래동안 기억한다.
 
청소년기에 하지메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몇번인가 그녀의 집을 방문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지만
결국 점점 그녀에게 멀어지게 된다.
 
청소년기에 만난 동급생 이즈미와 잠깐 사귀기도 하였지만
이즈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주고
둘은 다시 헤어지게 된다.
 
대학 시절을 도쿄에서 평범하게 보내고
교과서를 만드는 회사에 취직하여
무료한 날들을 보내던 그가
휴가지에서 만난 유키코와 결혼하게 된다.
 
유키코와 결혼함으로써 그는 장인의 재력을 빌려
재즈카페를 운영하고, 그 사업이 성공을 하여
분점까지 내고 안락한 중산층으로 진입한다.
 
사랑스런 두 딸과, 상냥하고 아름다운 아내와
안락한 생활에 안주하고 있는 그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25년 전의 시마모토.
 
이제 까지 잊고 있었던 그 무엇이 결국은
시마모토를 재회함으로써 그에게 드러나게 된다.
그는 지금의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시마모토와 함께 하기를 열망하지만
결국 시마모토는 바람처럼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다.
 
아내 유리코와 시마모토와의 관계 때문에
한집에서도 따로 잠자리를 할 정도로 발전하였지만,
소설의 끝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다.
 
 
    *        *        *
 
하루키는 실재 서른살에 재즈 카페를 운영하였기에
그의 소설에는 항상 끊임없이 음악이 흐르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속에도 숱한 음악이 깔려 있었다.
모짜르트와 베토벤, 리스트등 고전주의 음악외에
재즈음악이 배경음악처럼 흐르고 있었다.
 
이야기속에서 시마모토와 함께 들은
냇킹 콜의 국경의 남쪽은 어떤 곡일까?
그리고 스타크로스드 러브(엇갈린 운명의 연인)은
또 어떤 곡일까?
 
지천명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나는
소설속의 37살의 아직은 젊음과 미모를 간직한
시마모토에게 흠뻑 빠져,
그녀와 나를 동일시 하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 주었다.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시마모토가 되어
나도 국경의 남쪽으로 찾아가고 싶었다.
나의 국경의 남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인가 부드럽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또한 태양의서쪽에는 가족이 기다리는
따스한 잠자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서쪽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가 언제가는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죽음을 두려워 하면서도
사실은 동경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항상 죽음의 유혹을 받고 있듯이....
 
인간은 늘 완벽함을 추구하는 결핍의 존재다.
결핍이란 채우려고 할 수록 멀어지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결핍은 생존의 조건이지만 지나친 결핍이
가져오는 고독은 오아시스를 볼 수 있는 열정을
앗아가기에 위험하다....(문학 평론가 권택영)
 
또한 이 책의 역자 임홍빈님은
이 작품은 <바람의 노래를....>이후 16년에 걸쳐
계속 추구해온 , 젊은 날의 상실의 아픔과
회한의 완결편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작가 하루키는 이 작품을 마무리하면서
'나'의 갈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아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여러번
결론 부분을 다시 쓰고 고쳐 쓰곤 했다고 밝혔다.
 
이 소설의 끝부분은
하지메가 아내 유리코에게
내일부터 다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서 끝난다.
 
이렇게 화해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마무리였기에
<상실의 시대>처럼 가슴앓이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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